국민의힘이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와 관련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 지난 11일 대검 직원이 본관 밖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이준헌 기자 |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1심 항소 포기 사태의 책임을 지고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지난 12일 사의를 표하면서 검찰 조직은 총장과 대검 차장,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게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내년 검찰개혁 시행을 앞두고 ‘보완수사권’ 등을 지켜내려는 검찰의 대응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가 지난 9월2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검찰 조직은 78년만에 ‘간판’을 뗄 상황에 처해 있다. 국회는 법 개정을 통해 기존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년 10월 시행을 예고하면서 공소청·중수청 출범 준비가 진행 중이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가 지난달 공식 가동됐다. 대검도 지난달 31일 내부 의견수렴을 위한 ‘검찰 제도 개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보완 입법 마련 등 대응에 나섰다. 검찰로선 수사권을 잃고 공소 권한만 갖게 되지만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등을 위해 보완수사권 등만은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총력 대응을 해왔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여파로 노 대행이 자리를 떠나면서 검찰은 당분간 구심점 없이 움직여야 한다. 노 대행에 앞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도 이번 사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두 사람의 사표가 수리되면 1948년 검찰청 출범 이후 77년만에 처음으로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가 모두 공석이 된다.
검찰은 일단 ‘총장 대행의 대행’을 맡게 되는 차순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 부장은 대검 TF의 팀장을 맡고 있다. TF는 일단 전직원에 e메일을 보내 ‘검찰제도 개편 관련 쟁점 설문조사’를 받고 있다. 검사·수사관·실무관 등 검찰 내 모든 구성원이 대상이다. 공소청과 중수청 신설 이후 희망 근무기관이나 보완수사요구 및 보완수사 필요성,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 방안 등 개혁 전반에 대한 설문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향후 검찰 내부망 등을 통해 향후 처우 문제 등도 청취해 검찰개혁추진단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로선 내부 분열 상황이 깊어질 경우 검찰개혁 대응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내부에선 검찰 수뇌부가 무더기로 공백인 상태에서 TF의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검 관계자는 “검찰이 문을 닫고 새로운 조직으로 가야 하는 중요한 상황인데 이번 사태로 인해 제대로 대응이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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