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는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부산 BNK썸이 리그 2위 신분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생존해 1위 우리은행에 3전 전승을 거두며 창단 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초보이자 여성 감독으로 우승은 BNK나 연고지 부산에도 기쁨 넘치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도 모기업인 BNK가 나서 'BNK금융 2025-26 여자프로농구’가 됐다.
하지만, 지난 10일 서울 강서구의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서 모든 관심은 청주KB스타즈가 받았다. 특히 장신이자 국보급 센터로 불리는 박지수가 관심을 독차지했다.
2023-24 시즌 WKBL 사상 최초 8관왕을 해냈던 신장 193cm 박지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4위였던 KB는 챔프전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은 박지수가 있다고 KB가 우승 후보 1순위로 급부상했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여자 농구의 현실이 반영된 측면이 강하지만, 팬 투표 45.8%, 선수 투표 60.2%,. 미디어 투표 75.5%가 KB의 우승을 전망하는 이면에는 박지수라는 강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빼놓기 어렵다.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박지수는 지난 시즌 튀르키예 리그 갈라타사라이에 진출해 뛰며 잠시 국내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박지수가 있고 없고는 KB는 물론 국가대표에서도 크게 티가났다.
집중 견제는 곧 체력 저하와 정신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뜻과 같다. 물론 지난 시즌 도움왕에 올랐던 가드 허예은, 슈터 강이슬 등 함께 호흡 가능한 동료가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공수에 위력적인 박지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시즌 전체를 가르는 요소다. 김완수 KB 감독은 꽃에 비유한 출사표를 던지면서 "해바라기 꽃말이 자부심이다. 어떤 순간에도 고개 숙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박지수 혼자 농구하는 것이 아닌 것은 다른 팀에도 에이스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코비단비' 김단비가 여전하다. 나이를 먹었어도 충분히 자기 역할은 해내고 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적중하는 득점은 예술에 가깝다. 김단비가 키플레이어로 지목 받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박지수에 이어 MVP 후보 2위로 거론되는 이유다. 이민지, 박혜미 등 도우미들도 있다.
노련한 김단비는 언변도 화려하다. 그는 "박지수가 합류했다고 KB의 우승이 당연한 게 아니다"라며 심리전을 펼쳤다. 박지수에게 수비가 집중되고 범실이 나오면 속공으로 연결되는 공격을 자신이 마무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용인 삼성생명은 일본 국적의 가와무라 미유키가 박지수와 맞설 자원이다. 185cm 신장에서는 박지수에 밀리지만, 득점력은 대단하다는 평가다. 이미 지난 9월 박신자컵에서 모국 W리그 우승팀 후지쓰 레드웨이를 상대로 24득점을 쏟아 부으며 검증된 자원임을 알렸다.
이밖에 통산 최다 득점(8333점) 기록 보유자인 김정은(부천 하나은행)의 투혼과 박혜진(부산 BNK썸)의 활약도 시즌 내내 주목할 이야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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