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집권당인 노동당 내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조기 교체' 설까지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집권 노동당 내에서 내년 지방선거 전 당수를 미리 교체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에서는 내년 5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방선거, 잉글랜드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한 고위 노동당 의원은 인터뷰로 "지방선거 결과를 기다리라는 말은 쉽지만, 이는 내가 총격전 속으로 나의 활동가들을 다 보내라는 것"이라며 "모든 시의원을 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글래스고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4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조선소를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09.0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글래스고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집권 노동당 내에서 내년 지방선거 전 당수를 미리 교체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에서는 내년 5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방선거, 잉글랜드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한 고위 노동당 의원은 인터뷰로 "지방선거 결과를 기다리라는 말은 쉽지만, 이는 내가 총격전 속으로 나의 활동가들을 다 보내라는 것"이라며 "모든 시의원을 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머 총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스타머 총리 지지율은 13%에 불과했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역대 총리가 받았던 최저 지지율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노동당 지지율도 20% 안팎에 불과하다.
스타머 총리의 후임으로는 스트리팅 보건장관과 샤바나 마흐무드 내무장관,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장관, 루이스 헤이그 전 교통장관 등이 거론된다. 특히 스트리팅 장관의 야망은 스타머 총리 측근들로부터 강한 의심을 받는다.
이에 스트리팅 장관은 노동당 의원과 각료들에 의한 당 지도부 도전과 축출 시도 소문에 대해 스카이 뉴스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점 하나로도 이런 브리핑은 완전히 자멸적이고 자기 파괴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브리핑'은 총리 교체설을 언론에 흘리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는 이어 "누가 브리핑을 했든지 TV 쇼 '셀럽 반역자'를 너무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정기 총선은 5년마다 치러지며 1년 반도 안 되어 집권당 당대표 도전설이 나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총선에서 압승한 직후부터 노동당은 나이절 패리지가 이끄는 극우적 우파 영국개혁당에 여론 지지도에 큰 차로 밀려나 있다.
철저한 소선거구제인 총선서 노동당은 33.7% 득표율로 의석을 221석이나 보태 총 650석 중 412석을 거머쥐었다. 영국개혁당은 14.3%를 득표하고도 의석은 단 5석에 그쳤다. 노동당 당규에 의하면 소속 하원의원 누구라도 동료 의원 20%의 지지 서명을 얻으면 총리인 현 당대표의 교체와 축출을 시도할 수 있다. 시도하려면 현 의석에서 81명의 노동당 의원 찬성이 필요한 셈이다.
위기감을 느낀 스타머 측근들은 "총리는 맞서 싸울 것"이라며 자신에게 도전하려는 시도를 단호히 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장관은 스타머 총리가 역대 총선에서 노동당의 승리를 이끈 "현존하는 유일한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취임 17개월 만에 그와 맞서는 건 미친 짓"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측근 그룹에서는 스타머 총리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과 나이절 패라지 대표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임을 내세우고 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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