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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집값 상승 예상보다 빨라···통화정책 방향 전환 데이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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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집값 상승 예상보다 빨라···통화정책 방향 전환 데이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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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화 약세에 대해선 안정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 통화정책 방향 전환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12일(한국시간) 공개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 총재는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국은행의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다”며 “적어도 지금과 같은 급등세는 완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만으론 주택위기(집값 상승)을 조절할 수 없고 충분한 유동성이 (주택)시장의 불길을 꺾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시장 안정 대책, 그리고 추가로 검토 중인 조치들이 어떤 효과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선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방향전환(통화정책 긴축)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이 총재는 “국내총생산(GDP) 갭(실질 GDP성장률-잠재 GDP성장률)이 마이너스인 만큼 공식입장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폭이나 시점, 혹은 방향 전환 여부는 새로 나오는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1.6%로 전망했다”며 “2주 후에 새로운 전망을 발표하는데,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오는 27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정한다. 경제성장과 주택시장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원화가 여타 통화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 대해선 이 총재는 “미국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변동성과 미·중 무역구조 변화 등 외부 요인이 주된 원인”이라면서 “시장 반응이 과도하게 민감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또, 과도한 환율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당국이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지정학적, 무역관련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며 “최근의 한·미 무역협정이 불확실성을 완화하겠지만 실행 과정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과열론에 대해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글로벌 수준보다 높지 않아 과열로 보기엔 어렵다”고 짚었다.

이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기도 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장보다 2.4원 오른 달러당 1465.7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1470원을 ‘터치’한 환율은 1460원대 후반에 머물렀지만 이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하락세를 보였다.

국고채 금리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92%포인트 오른 2.923%, 10년물 금리는 0.081%포인트 오른 3.282%에 마감했다.


그동안 채권시장은 한은의 금리인하가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을 반영해 약세를 보여왔는데, 이 총재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된 영향이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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