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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절 땅속에 마약 ‘던지기’…경찰, 마약 유통·투약 122명 검거

중앙일보 이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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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절 땅속에 마약 ‘던지기’…경찰, 마약 유통·투약 122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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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중국 내 필로폰 판매 총책과 공모해 필로폰을 유통·투약한 피의자 122명을 붙잡았다. 이 가운데 108명은 조선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판매 총책과 연계해 수도권 일대에 필로폰을 유통하고, 이들로부터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매수·투약한 조선족 등 피의자 12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특수상해미수 등 혐의로 검거해 이 중 56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범행 도구. 조선족 유통책 중 한 명은 잠복 중이던 형사에게 빨간 손잡이 회칼로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범행 도구. 조선족 유통책 중 한 명은 잠복 중이던 형사에게 빨간 손잡이 회칼로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조선족 유통책 한 명은 검거 당시 맞은편 옥상에서 잠복 중이던 형사를 유통 경쟁 세력 조직원으로 착각해 회칼로 위협하기도 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필로폰 1660g(약 55억 상당·약 5만5000명 동시 투약분)을 비롯해 야구 배트·회칼 등을 압수했다. 법원은 범죄수익 295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결정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유통책 등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 202.79g(약 6억 7600만원 상당). 사진 서울경찰청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유통책 등으로부터 압수한 필로폰 202.79g(약 6억 7600만원 상당). 사진 서울경찰청



총책 A씨는 지난 2019년 필로폰 수수·소지 등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같은 해 중국으로 강제 추방된 상태였다. A씨의 지시를 받은 유통책 56명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도권 일대 우편함 등에 3058회에 걸쳐 필로폰 1900g가량을 은닉하고, 그 위치를 A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게 매수 대금을 건넨 66명은 SNS로 전달받은 장소에서 필로폰을 찾은 뒤, 주거지 등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023년 현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관련자 총 37명을 우선 검거, 8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9kg을 압수했다. 이들 중 핵심 피의자 9명은 범죄단체 등의 조직 혐의가 적용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총책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뒤 2년간 수사를 이어왔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지는 가운데 와해한 국내 유통망을 재건하기 위해 조선족을 중심으로 유통책을 모집했다. 이들은 단기에 쉽게 돈을 벌 수 있단 유혹에 넘어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도심 주택가뿐 아니라 CCTV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사찰·낚시터·공원 인근 야산 땅속 등 은밀한 장소를 유통 경로로 택하기도 했다. 조선족 유통책 중 한 명은 선박을 이용해 국내에 밀입국한 뒤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산속 등에 소량씩 마약을 숨기는 수법이 늘고 있다”며 “유통책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활용되고 있고, 검거 시 구속은 물론 중형 선고, 범죄 수익을 전액 환수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캄보디아 사태 이후 국제 공조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아직 검거되지 않은 총책 A씨를 신속히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했다.

이아미 기자 lee.ah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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