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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석훈·차윤해 “'물랑루즈!', 이게 진짜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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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석훈·차윤해 “'물랑루즈!', 이게 진짜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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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윤해, 이석훈. CJ ENM 제공.

배우 차윤해, 이석훈. CJ ENM 제공.


뮤지컬 '물랑루즈!'의 새 주인공이 된 뮤지컬배우 이석훈, 차윤해가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1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물랑루즈!' 새 캐스트 인터뷰에는 크리스티안으로 캐스팅된 이석훈, 차윤해가 참석했다. 이들은 기존 캐스트인 홍광호와 함께 무명 작곡가 크리스티안 역을 맡아 극을 이끌 예정이다. 크리스티안과 사랑에 빠지는 파리 최고의 스타 사틴 역은 김지우, 정선아가 맡는다.

'물랑루즈!'는 2001년 개봉한 배즈 루어먼 감독의 동명 뮤지컬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1899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스타 사틴과 작곡가 크리스티안, 귀족 몬로스 공작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다. 2019년 6월 브로드웨이 초연부터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초연 개막과 동시에 제 74회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등 10관왕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2022년 12월 초연했고, 3년 만인 27일 재연의 막을 올린다.

동명 영화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70여 곡의 팝송을 한국어 가사로 옮겨 섞은 '매시 업' 형태의 작품이어서 관객 사이에서는 초연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런 '물랑루즈!'에 새롭게 합류하는 이석훈과 차윤해는 “공연을 준비하는 게 녹록치 않지만, 종합예술인 뮤지컬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배우 차윤해, 이석훈. CJ ENM 제공.

배우 차윤해, 이석훈. CJ ENM 제공.


Q. '물랑루즈!' 오디션은 길기로 유명하다. 어떤 과정을 통해 캐스팅이 됐나.

차윤해(이하 차): “2022년 초연 때도 오디션을 봤다. 부득이하게 코로나 이슈로 인해 최종 오디션을 보지 못했다. 그때 당시 오디션을 준비하면서도 넘버들과 작품을 공부하기 위해 영화, 영상 등을 많이 찾아봤다. 사랑이라는 메시지, 화려한 배경이 정말 인상 깊었다.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는데 재연 오디션이 올라와서 열심히 준비했다. 기억나는 건 오디션 때 총을 쏴야 하는 장면이 있어서 물총을 검은색 테이프로 감아서 직접 총을 만들어갈 정도로 장면 하나 하나에 공을 들였다. 오디션 내내 협력 연출님, 음악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긴 시간을 세세하게 장면에 대한 내 생각을 물어 보셨다.”

이석훈(이하 이): “오디션을 본 계기가 주변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추천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설득 당해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제 시작이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였기 때문에 노래에 대한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연기적인 부분은 계속 고민을 했다. 인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Q. 이석훈 씨는 SG워너비 멤버로서 가수로 활동하는 동시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다.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 다른 점은 무엇이 있는가.

이: “가수를 17년째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답을 내리지 않고 있다. 그러면 도태될 것 같아서다. 뮤지컬을 하면서도 계속 그런 식으로 정답을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 가요와 뮤지컬의 다른 점이라고 하면, 저는 사실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적응한 분들은 다름을 찾고 계시는 것 같더라.”

배우 이석훈. CJ ENM 제공.

배우 이석훈. CJ ENM 제공.


Q. '물랑루즈!'는 팝송을 한국어로 옮겨 부른다. 영어 가사와 한국어 가사가 헷갈린 적은 없었나.

이: “'물랑루즈!'는 한글 가사여서 이 작품에 임할 때 들었던 생각은 노래를 잘하는지, 못하는지가 아니라 가사 전달이 얼마나 잘 되느냐, 익숙한 팝이 한글 가사를 붙였을 때 얼마나 이질감 없이 다가가게 할 것이냐가 더욱 중요하겠다는 거였다. 만약 가요로 접근하면 정말 쉽게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뜻이 오롯이 전달되어야 하는 측면에서 연습 하다 보니 녹록치는 않았다. 다만, 영어 가사와 한국어 가사가 전혀 달라서 헷갈리지 않았다.”

차: “브로드웨이 버전 노래를 많이 들어서인지 한국어로 부르다가 영어 가사가 저절로 튀어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


Q. 크리스티안은 어떻게 준비했나. 나만의 크리스티안은 어떤 매력이 있다고 보나.

이: “앞서 창작진이 저는 '사랑스러운 크리스티안'을 연기한다는 말을 하신 걸 들으니 잘하고 있나 보다 생각이 든다.(웃음) 저는 실제로 크리스티안을 보고 순수하다고 느꼈다. 전 세계의 크리스티안들이 어떻게 연기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석훈만의 크리스티안으로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면모를 최대한 보여주고 싶다. 1막과 2막을 통틀어서 그런 면모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부러 그런 면모를 드러내기보다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다. 그러니 오디션에서 붙었겠지? 하하. 계산적으로 연기하는 편은 아니다.”

차: “순수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건 아니다. 다만 이 인물이 가슴이 먼저 나가는 인물, 그 세계관 안에서 혼자서 다른 색채를 가진 인물이라 생각했다. 순수한 하얀 빛을 가진 인물이고, 주변 사람들까지 그 순수함에 이끌린다고 느낀 거다. 그런데 그게 자칫하면 철이 없어 보일 까봐 조심하고 있다. 철없는 것과 순수한 것은 한 끗 차이라 생각해 아직도 마음 속으로 그 둘 사이를 조율 중이다. 공연을 하면서도 이어갈 저의 가장 큰 숙제라 생각한다.”

Q. 이번 공연으로 만난 서로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차: “이석훈 형님은 방송에서도 '유죄 인간'이라는 별명이 있지 않나. '물랑루즈!'를 하면서도 저렇게 순수한 사람인데도 '유죄인간'의 면모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사람이 지울 수 없는 매력이 저마다 있는데 그 부분이 크리스티안과 결합 됐을 때 시너지가 나는 면모들이 부러울 정도로 정말 많다.”


이: “어쩔 수 없이 나이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함이 있다. 크리스티안의 '영'한 모습을 기대하신다면 차윤해 배우를 추천한다.(웃음)”

배우 차윤해. CJ ENM 제공.

배우 차윤해. CJ ENM 제공.


Q. 이석훈 씨의 경우 추천을 받아서 오디션을 봤다고 했다. 어떤 추천의 말을 들었고, 새로 도전하고자 했던 계기가 무엇인지 말해 달라.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원작 영화를 봤나.

이: “주변 뮤지컬 배우들이 많이 추천해줬다. '네가 하던대로 하면 돼'라고 많이들 말하더라. 그래서 도대체 크리스티안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졌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고. 한 가지를 꾸준히 하면서 얻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할 때 희열을 느낀다. 도전이 필요하던 때에 마침 '물랑루즈!' 오디션을 만났고, '너다!' 싶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어 참여하게 됐다. 원작 영화는 개봉 당시에 봤지만, 이 작품을 하기로 한 후 따로 다시 보지는 않았다. '쇼츠'로 영화의 일부 장면만 짧게 봤다. 그러면서 내가 느꼈던 크리스티안이 맞다는 답만 얻고, 나머지는 뮤지컬 안에서 찾기로 했다.”

차 “원작 영화를 많이 돌려봤다. 이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무대로 넘어왔을 때 그 메시지가 어떨지도 궁금했다. 전 아직 무대의 전반적인 그림은 못 봤지만, 무대에 구현된 이야기의 가장 큰 장점은 '물랑루즈!'의 화려한 세계관이다. 관객이 그 안에 직접 들어가서 쇼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어찌 보면 더 생생하게 옮겨졌다는 것이 무대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Q. 뮤지컬을 준비하며 재미있었던 일화가 있나. 그리고 '물랑루즈!'는 춤도 많이 춰야 하는데 춤 걱정을 따로 한 적이 있는지. 기존 캐스트들은 어떤 말을 해주나.

이 “정말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쉬지 않고 연습한 게 기억이 난다. 이렇게 공부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호주 연출 분들이 체력이 정말 좋더라. 절대 안 쉰다.(웃음) 어떻게 들으실 지 모르겠지만, 춤 걱정을 안 한다. 크리스티안이 몇 장면만 춤을 추면 되는 거라 걱정은 없다. 첫 시즌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함께 하며 느낀 것은 그들이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새 캐스트는 빠른 시간 안에 그들보다 더 뛰어나게 해야 그나마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차 “사실 나는 더 춤을 많이 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춤을 많이 안 춰서 아쉬웠다. 넘버가 정말 신나는데 어쩔 수 없이 장면의 상황 때문에 춤을 추지 못해 내심 아쉬웠다. 다른 배우들과 함께 춤추며 놀고 싶은 순간들이 많다. 원년 멤버들이 있는 덕분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들이 먼저 시연해주는 경우도 있고, 새 캐스트가 느끼는 새로운 시각을 연출진이 잘 끄집어내기도 한다.”

배우 차윤해, 이석훈. CJ ENM 제공.

배우 차윤해, 이석훈. CJ ENM 제공.


Q. 일각에서는 '옛날 사랑' 혹은 '신파'라는 평가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차 “요즘 시대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관계를 이뤄가는 방법도 많이 달라졌는데, 그럼에도 사랑 이야기가 계속 끌어올려지는 이유는 변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그를 갈구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처럼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도 충분히 잘 될 거라 생각한다.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 “요즘 사랑과 옛날 사랑을 구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잘 알려진 대로 극 중 여주인공 사틴이 폐결핵에 걸려 죽는 내용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신파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까 싶다. 연출자 저신타 존(Jacinta John)도 '너무 딥하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장면이 주는 힘이 있는 이상 그렇게 안 갈 수 없는 장면이라고 받아들였다. 제 연기에 연출진도 따로 코멘트를 한 건 없어서, 내가 표현한 게 맞구나 생각하고 있다.”

Q. 사틴 역 김지우, 정선아와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나.

이 “크리스티안은 이랬겠지, 이런 이야기를 상대 배우들과 많이 나눴다. 난 '극 T'라서 '극 F'인 크리스티안을 이해하기 위해 상대와 많은 이야기했다. 장면 안에 수십 개의 약속이 있는데, 그 약속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지금도 이야기 나누고 있다. 순간의 약속이 약속으로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야 하는 것, 기술이 기술로 느껴지지 않는 게 프로가 해야 할 일이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한다. 브로드웨이 작품이라 정말 많은 약속들이 있는 작품이다. 감정이 맞아서 가는 것처럼 해야 하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호흡까지 상의해야 한다.”

차 “전 아직 여유가 많이 없다. 작품을 하면서 워낙 동선도 많아서 우리와 가장 가까이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대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 '물랑루즈!'만의 장점을 꼽아 달라. 연말 뮤지컬 대전에서 꼭 '물랑루즈!'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차 “너무나 당연하지만 넘버이다. 어쨌든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노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곡 한 곡이 다 이미 유명한 노래들이다.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는 노래들이기도 하다. 그 노래들이 잘 섞였다고 믿고 있다. 많은 관객들이 이에 대한 공감을 해줄 거라 생각한다. 또한 어떤 작품은 화려하고, 어떤 작품은 서사가 아름답고, 어떤 작품은 장면이 아름답지 않나. 그 세 가지를 다 합치면 '물랑루즈!'다. 연말에 이렇게 잘 어울릴까 싶을 정도의 공연이 어디 있나 싶다. 무대 디자인만으로 아름다울 수 있고, 어찌 보면 옛날 사랑 이야기 같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다. 누가 들어도 친숙한 넘버로 이뤄진 작품이기도 하다.”

이 “이게 뮤지컬입니다. 전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것이다. 제 스스로가 정말 느낀다. 이게 진짜 뮤지컬이지, 하며 감동한다. 내가 느낀 감정을 관객들이 느낄 것이다. '물랑루즈!'는 관객이 세계관 안에 함께 있다고 생각해달라. 농담을 빼고 '이게 뮤지컬이다'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돈 안 아까운 작품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CJ ENM 제공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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