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5호기 양옆 4·6호기도 붕괴 우려
소방 당국 "수색 중단, 드론 수색만 재개"
골든타임 72시간 지났지만 매몰자 4명
40~60대 고령에 15m 높이서 작업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오전 11시쯤. 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 현장으로 진입하며 "아직은 모르니 일단 빨리 가봐야 한다"고 다급히 말했다. 매몰자 한 명이 곧 구조될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발전소 앞바다에서 불어온 강한 바람과 밤사이 내린 비로 체감온도가 더욱 떨어졌어도 실종자 가족들은 밖으로 나와 사고 현장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곧이어 무너진 구조물 사이에서 김모(44)씨가 구조됐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울산화력 보일러 타워 붕괴로 매몰된 작업자 구조가 인근 타워들까지 무너질 위험성이 커지며 난항을 겪고 있다. 붕괴 사고 현장에는 아직 4명이 구조물에 깔려 있는 상태다.
소방 당국은 붕괴된 보일러 타워 5호기의 기울기 센서에서 전날 오후 경보음이 울리자 구조를 중단했다. 김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장에 투입한 구조대도 11시 5분쯤 철수했다. 앞서 오전 7시 열린 '상황판단회의'에서 "야간에 내린 비와 현재 불고 있는 바람, 사고 발생 전 진행된 취약화 작업(쉽게 무너지도록 기둥 일부 절단)을 고려해 내부 수색은 위험하다"는 구조기술사의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소방 당국 "수색 중단, 드론 수색만 재개"
골든타임 72시간 지났지만 매몰자 4명
40~60대 고령에 15m 높이서 작업
울산 남구 남화동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나흘째인 9일 사고 현장에 무너져내린 구조들이 뒤엉켜 있다. 울산=뉴시스 |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오전 11시쯤. 한 실종자 가족은 사고 현장으로 진입하며 "아직은 모르니 일단 빨리 가봐야 한다"고 다급히 말했다. 매몰자 한 명이 곧 구조될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발전소 앞바다에서 불어온 강한 바람과 밤사이 내린 비로 체감온도가 더욱 떨어졌어도 실종자 가족들은 밖으로 나와 사고 현장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곧이어 무너진 구조물 사이에서 김모(44)씨가 구조됐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울산화력 보일러 타워 붕괴로 매몰된 작업자 구조가 인근 타워들까지 무너질 위험성이 커지며 난항을 겪고 있다. 붕괴 사고 현장에는 아직 4명이 구조물에 깔려 있는 상태다.
소방 당국은 붕괴된 보일러 타워 5호기의 기울기 센서에서 전날 오후 경보음이 울리자 구조를 중단했다. 김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장에 투입한 구조대도 11시 5분쯤 철수했다. 앞서 오전 7시 열린 '상황판단회의'에서 "야간에 내린 비와 현재 불고 있는 바람, 사고 발생 전 진행된 취약화 작업(쉽게 무너지도록 기둥 일부 절단)을 고려해 내부 수색은 위험하다"는 구조기술사의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5호기 양옆에 있는 70m 높이의 4·6호기는 철제 기둥 4개가 필로티식(저층 개방 구조)으로 상부를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붕괴를 위해 하부를 비워 놨으며 취약화 작업도 각각 100%, 75% 이뤄졌다. 강한 바람에도 흔들릴 수 있고 수색을 위해 대형 장비가 투입될 시 진동으로 인해 무너질 가능성도 크다. 소방 당국은 안정적인 구조 활동을 위해 곧 4·6호기부터 해체할 계획이다.
현재 매몰된 작업자 4명 중 2명은 위치가 확인됐지만 사망으로 추정되고, 2명은 위치조차 파악을 못 했다. 이들은 40~60대로 약 15m 높이에서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둥에 폭약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을 뚫던 도중 갑작스럽게 타워가 무너져 미쳐 대피하지 못했다. 이진형 한국노총 건설노조위원장은 "당시 근처에 있던 작업자들에게 들어보니 기둥 두 곳에 4명, 3명으로 나뉘어 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된 1명은 구조물이 붕괴되자 3층 높이에서 뛰어내려 대피했다고 한다.
매몰 사고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일컫는 72시간이 지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초조함도 커지고 있다. 철재 구조물 붕괴에 따른 매몰은 콘크리트 건물이나 흙더미와 달리 사방이 꽉 막히는 완전한 고립을 피하거나 호흡할 공간이 생길 수도 있다. 다만 밤새 내린 비로 기온이 많이 떨어져 현재 의식이 있어도 장기간 버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구조 지연으로 가족들뿐 아니라 생존자들의 정신 건강도 우려되고 있다. 소방 당국이 집계한 피해자는 9명이지만 이 외에도 사고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를 보면 지상 작업자 네댓 명이 간발의 차이로 현장을 탈출했으며 구조물에 반쯤 깔린 굴착기에 타고 있던 기사도 간신히 대피했다. 사고 직전 현장을 벗어나 화를 피한 작업자는 지난 7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한 전모(49)씨의 소식을 듣고 "내가 전씨에게 함께 일하자고 했다"면서 괴로워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내부 수색은 4·6호기 해체가 끝난 뒤에야 재개될 전망이다. 김정식 울산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인접 보일러 타워의) 취약화 작업이 시작됨에 따라 직접 수색은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드론 등 카메라 장비를 활용해 수색을 이어가기로 했다.
울산=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