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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항소 포기'에 중앙지검장 '사의'·대검 '침묵'…검찰 '아수라장'

머니투데이 안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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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항소 포기'에 중앙지검장 '사의'·대검 '침묵'…검찰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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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 모습. /사진=홍효식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 모습. /사진=홍효식


법무부 지휘로 인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사태에 검찰 내부가 아수라장이다. 수사·공판팀의 반발이 커지자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노 대행의 침묵이 길어지면 항의성 사의 표명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지검장은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7월4일 취임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법무부와 대검의 대장동 사건 항소장 제출 불허 여파로 풀이된다.

정 지검장은 항소장 제출 마감 4시간여 전까지 항소 제기를 승인했지만 대검이 재검토 지시에 이어 최종 불허하자 수사·공판팀에 항소 포기 방침을 전달했다. 대장동 사건 항소장 제출 전결권은 지검장이 가지고 있다.

앞서 중앙지검과 대검은 수사·공판팀 의견에 따라 항소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고, 법무부 실무진급에서도 항소가 필요하다고 봤지만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수장의 최종 판단에 따라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도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대장동 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한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 같은 구체적 경위를 담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항소 포기로 검찰 지휘부에 대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우선 정 지검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온전한 면죄부가 될 순 없다는 게 검찰 내부의 시각이다. 전결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항소장을 제출한 뒤에 사의를 표명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노 대행에 대한 민심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그간 검찰청 폐지 등 검찰개혁 과정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 지시에 사실상 굴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검찰개혁 과정에서 검찰 입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이날 별도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항소 포기 사태의 여파로 검찰 내 사표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결정 과정이 불투명해서 내부 혼선이 발생했기 때문에 검찰 지휘 체계 신뢰에 타격을 준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평가도 갈린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소사실 일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 검찰은 거의 예외 없이 항소해 왔다"며 "특히 대장동 사건의 경우 1심 재판부가 검찰이 기소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업무상 배임만 인정했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항소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무분별한 항소 관행을 자제하려는 정부 방침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배임죄 폐지가 예정된 상황에서 검찰이 항소의 의미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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