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 울산 vs 10위 수원FC, 패하면 순위 바뀌어
울산, 올 시즌 1무 2패로 수원에 열세
벼랑 끝에 몰린 울산이 시즌 내내 자신들을 괴롭힌 수원FC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악몽에서 좀처럼 깨지 못하는 프로축구 명가 울산HD가 수원FC와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돌이켜보면, 올 시즌 울산에게 수원FC는 악연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수원FC에게 패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시즌 마지막 만남은 앞서 대결했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중압감 속에서 펼쳐진다. 여기서도 악연을 끊어내지 못하면 진짜 강등권으로 떨어진다.
울산이 9일 오후 4시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파이널 B그룹 세 번째 경기다.
현재 울산은 10승11무14패 승점 41점으로 9위에 그치고 있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 후 치른 2경기에서도 1무1패로 승리가 없다. 지난 5일 일본 원정으로 펼쳐진 빗셀 고베와의 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에서도 0-1로 패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상황에서 마주하는 팀이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수원FC다. 10승9무16패 승점 39점인 수원FC의 위치는 10위. 만약 울산이 수원FC에게 패한다면 순위가 바뀐다. K리그1 10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는 팀과 '승격과 강등'을 놓고 맞붙어야한다. 불과 한 끗 차이 순위지만, 10위는 1부 리그 잔류가 확실한 9위와는 천지차이인 셈이다.
올 시즌 전체적으로 부진한 울산이지만, 수원FC에게는 유난히 약했다. 올 시즌 3번 만나 1무2패로 열세다. 특히 2번의 패배가 모두 좋지 않은 타이밍에서 당한 것이라 타격이 더 컸다.
만약 수원FC에게 또 패한다면, 진짜 강등권인 10위로 추락하게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3월 첫 대결에서 수원FC와 1-1로 비긴 울산은 여름의 복판이던 8월2일과 8월16일 수원FC를 연거푸 상대했다. 울산의 FIFA 클럽월드컵 참가로 순연된 일정 때문에 2주 사이 2번 만났는데, 앞 경기는 김판곤 감독의 고별전이었고 이어진 라운드는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두 번째 치른 경기였다.
구단의 갑작스러운 경질 통보에 김판곤 감독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는 등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치른 고별전에서 울산은 수원FC에 2-3으로 졌다. 소위 말하는 유종의 미가 필요했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는데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 체제로 다시 만난 경기에서도 수원FC에 2-4로 패했다. 신 감독 데뷔전이었던 8월9일 제주SK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반등을 노렸던 울산은 그 패배를 기점으로 3연패 포함 3무4패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울산은 신 감독과 선수들 간 '바지 사장' '항명 논란' '골프채 세리머니' 등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처참한 곳까지 추락했다.
결과론적이지만 김판곤 감독과 잘 마무리하고 신태용호 초반 분위기를 잘 탔다면 울산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지는 않았을 공산이 크다. 울산 입장에서는 빚을 갚아야할 상대다. 물론 수원FC도 상황이 급한 것은 마찬가지다.
군복무를 마치고 울산으로 복귀한 이동경은 '간절함'을 이야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수원FC도 최근 4경기에서 2무2패 승리가 없다. 울산이 계속 헤매고 있음에도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수원FC 역시 경기력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순위를 맞바꿀 수 있는 이번 기회를 살려야한다.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펼쳐지는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울산이 승리해 격차를 5점으로 벌린다면 사실상 잔류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또 다시 악연을 끊지 못한다면 디펜딩 챔피언이 곧바로 강등되는 초유의 흑역사를 쓸 수 있다.
울산 내부 분위기는 비장하다. 김천상무에서 제대해 울산으로 돌아온 이동경은 "살아남기 위해, 정말로 간절한 자세가 필요하다. 한 발씩 더 뛰어야 한다는 것을 나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 인지하고 있다"면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무조건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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