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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헝가리 총리 "트럼프 '러 원유 수입 제재'서 면제받았다"

머니투데이 이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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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헝가리 총리 "트럼프 '러 원유 수입 제재'서 면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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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헝가리가 러시아 에너지 수입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게 됐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개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는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구매에 대한 제재에서 "완전한 면제를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는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가 이 두 파이프라인에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루코일·로스네프트 및 32개 자회사(루코일 6개·로스네프트 28개)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오는 21일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제재 대상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에도 2차 제재가 부과될 예정이었다.

이에 러시아 원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는 이 2차 제재 대상에서 자국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회담 전에 "헝가리는 러시아 공급 없이 석유·가스 수요를 맞출 수 없다"며 미국이 대(對)러 제재에서 헝가리를 제외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등에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해왔다. 인도에는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이유로 고율 관세를 적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헝가리에 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회담 전 기자회견에서 "헝가리는 크고 위대한 나라이지만 바다도 없고 항구도 없어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헝가리를 제재에서 제외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헝가리가 1년 동안 제재 면제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헝가리는 터크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으나 러시아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공화국에는 예외를 허용해 의존도를 줄일 시간을 벌도록 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이같은 예외를 이용해 러시아 의존도를 더욱 높였다. 헝가리의 러시아 원유에 대한 의존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 61%에서 2024년 86%까지 올랐다. 올해 헝가리가 수입한 원유의 92%가 러시아산이다. 슬로바키아의 러시아 원유 의존도는 거의 100%에 달한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담에서 헝가리가 미국 기업인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컴퍼니와 1억1400만달러 규모 핵연료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헝가리는 또 미국산 천연가스에도 6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국은 헝가리가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 10기를 구매하는 양해각서(MOU)에도 서명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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