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음료 컵에 비친 남성과 데이트를 했다는 이유로 연습생 그룹에서 탈퇴하게 된 후지사키 아즈. [X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일본의 17세 아이돌 연습생이 소셜미디어(SNS)에 남성의 모습이 반사된 사진을 올린 올렸다가 그룹에서 퇴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히로인즈 연구생’ 소속이었던 아이돌 연습생 후지사키 아즈(17)는 최근 영화관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팝콘과 콜라를 들고 있는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팬들은 일회용 음료컵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남성의 실루엣이 비친 것을 발견하고, 후지사키가 그와 데이트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컵에 비친 모습은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휴대전화를 들고 아즈를 촬영하는 모습이다.
해당 사진은 빠르게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걸그룹 아이돌의 순수한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 이매지네이트는 지난 4일 공식 SNS를 통해 “후지사키 아즈가 중대한 규약 위반을 한 사실이 확인돼 그룹을 탈퇴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팬 여러분께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돼 깊이 사과드린다”며 “추측성 발언이나 직접적인 연락, 비방과 괴롭힘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후지사키는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하고 “경솔한 행동으로 팬들과 멤버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사과문을 게시했으나, 이후 SNS 계정 자체가 삭제됐다.
후지사키가 소속됐던 그룹의 공식 계정 팔로워 수는 1만 명이 채 되지 않지만, 아즈의 탈퇴 공지 글은 사흘 만인 7일 조회수 3400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누리꾼들은 “아이돌이 시청률이나 금을 모으는 노예인가”, “아이돌이 뭘 선택하든 통째로 응원하는 것이 팬 아닌가”, “규약은 규약이겠지만 솔직히 불쌍하다. 남자친구 정도는 괜찮은 것 아니냐” 등 소속사의 조치가 과하다는 비판을 제기했고, 일각에서는 “남친이 있어도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다는 팬이 몇 명이나 있겠느냐”, “규약을 어겼으니 탈퇴시킨 것 뿐”이라는 등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에서 아이돌 산업은 ‘순수함’과 ‘헌신적인 팬 서비스’를 중시하며, 연애 금지가 암묵적인 규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 아이돌이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이 유출된 뒤, 1년 동안 ‘혼자 있는 인증샷’을 매일 올리도록 소속사로부터 강요받았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2013년에는 국민 걸그룹 AKB48의 미네기시 미나미가 남성 가수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자 머리를 삭발하고 눈물의 사과를 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