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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제재 상응 조치... 北, '부산 타격 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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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제재 상응 조치... 北, '부산 타격 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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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만에 SRBM 발사, 합참 “700km 비행”
‘부산 기지 입항’ 미 항모 겨냥한 도발 해석도
국가안보실, 北에 한반도 평화 위협 중단 촉구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CVN-73)이 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길이 333m, 폭 78m, 무게 10만여 톤, 승조원 6000여 명에 달하는 니미츠급 항모인 조지워싱턴함은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뉴스1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CVN-73)이 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길이 333m, 폭 78m, 무게 10만여 톤, 승조원 6000여 명에 달하는 니미츠급 항모인 조지워싱턴함은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뉴스1


북한이 7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의 잇단 대북 제제에 대한 반발뿐 아니라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 발표를 염두에 둔 도발로 풀이된다. 탄도미사일을 약 700㎞를 날려 동해상에 떨어뜨린 것은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항공모함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낮 12시 35분경 북한 평북 대관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한 발을 포착했다"며 "미사일은 약 700km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선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미사일은 함북 길주군 앞바다에 위치한 무인도인 알섬 방향으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열로 추정된다. '하강 후 상승'(풀업)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어 KN-23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 탄두를 장착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일 가능성도 열려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2일 여러 발의 SRBM을 발사한 지 16일 만이다. 올해 6번째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이번 발사는 미국 정부가 최근 잇단 대북제재 조치를 취한 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북한 정권의 사이버 범죄 수익 자금 세탁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8명과 북한 소재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북한산 석탄·철광석의 대중국 수출에 관여한 제3국 선박 7척에 대해 유엔 제재 대상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에 김은철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 행정부가 우리를 끝까지 적대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 우리 역시 언제까지든지 인내력을 가지고 상응하게 상대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SCM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 관련 문구가 담길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한 견제일 수도 있다.

체공 거리 700km는 미사일이 남동쪽을 향했을 경우 지난 5일부터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해 있는 조지워싱턴함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강대강' 무력시위를 예고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측은 체공거리를 약 450km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구 공률 등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라는 게 합참 설명이다.

한편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하고, 긴급안전보장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