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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둘째 아이가 고3인 첫째에 혹시라도 독감 옮길까 친정집에 보냈어요.”
이달 13일 수학능력시험을 코 앞에 둔 고3 학부모들이 ‘독감 유행’으로 비상에 걸렸다. 올해 독감이 예년보다 더 빨리 찾아왔고 확산 속도도 빨라 학부모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둘째 아이를 친정에 보냈다는 한 학부모는 “둘째 반 아이들 절반이 독감에 걸렸다고 해서 혹시 몰라 첫째와 격리했다”며 “첫째가 다음 주 수능까지 아무 탈 없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7일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4주 차인 지난 일주일간(10월 26일~11월 1일) 전국 300개 표본감시 의원을 찾은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2.8명이었다. 전주 13.6명에서 일주일 사이 67.6% 급증했다. 또 이번 절기 독감 유행 기준인 9.1명의 2.5배 수준이다.
올해 독감은 예년보다 빠르고 일찍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환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독감 증상 환자 수(1000명당 3.9명)보다 5.8배가량 많은 수치다.
재수생들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시행일인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고사실에서 시험지를 배부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12월 중순 무렵 유행 주의보가 발령된 후 빠르게 환자가 늘어 1월 초 유행 정점 때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환자가 기록됐는데, 질병청은 지난달 시작된 이번 유행 규모도 지난 절기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독감은 어린이와 청소년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지난주 7~12세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68.4명으로, 유행 기준의 7.5배, 1~6세는 1000명당 40.6명, 13~18세는 34.4명이었다.
이 때문에 어린이 독감 환자가 몰리는 소아과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 씨는 “7세 아들이 독감에 걸려 소아과에 갔는데, 대기만 1시간 30분이었다”며 “아이가 독감에 걸려 유치원도 못 가게 돼 연차를 썼다”고 했다.
질병청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둔 지금이 호흡기 감염병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 적기라고 했다. 65세 이상과 임신부, 생후 6~13세 어린이는 독감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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