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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SCM 성명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빠진다…  '김정은 정권 종말'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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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SCM 성명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빠진다…  '김정은 정권 종말'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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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시사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 엑스 계정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 엑스 계정


한미 국방장관이 합의했지만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는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표현도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 SCM 공동성명에 담겨 있던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문구에서 '현재'(current)라는 표현이 빠진다. 이러한 조정은 주한미군의 역할 범위를 '북한 위협 대응'에 한정하지 않는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주한미군의 전력과 준비 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그 구성이나 규모, 역할 등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다만 군 관계자는 '전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이 여전히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어 "이전 성명과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 유지' 문구는 2008년부터 2019년까지 SCM 공동성명에 포함됐다가 2020년 공동성명에서 빠졌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해당 문구는 부활됐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제기돼 온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로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능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SCM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 공격 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내용이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진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라는 표현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11월 발표된 제54차 SCM 공동성명에 처음 들어갔고, 지난해 제55차 SCM 공동성명에도 유지됐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을 원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정상 간 관세 및 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합동 설명자료)가 발표된 뒤에 SCM 공동성명을 공개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