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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질렀지만 죽일 생각은 없었다"…을지로 방화살인범 궤변에 '유족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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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질렀지만 죽일 생각은 없었다"…을지로 방화살인범 궤변에 '유족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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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JTBC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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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같은 사무실을 써 온 이웃 업주와 다툰 뒤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불을 낸 건 맞지만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제보가 6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피해자 딸인 제보자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월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인쇄 골목 상가 2층 사무실에서 발생했습니다.

해당 사무실은 제보자의 아버지인 70대 남성 A씨와 가해자인 장모 씨가 10여년 동안 공간을 반으로 나눠 사용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평소 공간 사용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사건 당일에도 장씨가 A씨에게 "작업장에 물건을 더 두겠다"며 공간을 비워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당시 사무실에는 이미 장씨의 물건이 공간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A씨는 "더 내줄 공간이 없으니 급하면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했다는데요.


이에 화가 난 장씨는 인화물질을 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달아났습니다.

제보자는 〈사건반장〉에 "(장씨는) 아빠 뒤, 작업장 중간에서부터 시너랑 인화성 물질을 쭉 뿌린 후 불을 지르고 탈출했다"며 "출입구가 하나인데, 입구 쪽에 많은 양을 뿌리고 불을 내다 보니 아빠는 탈출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당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장씨는 상의 뒷부분이 불에 탄 채 건물 밖에서 현장을 보고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현장 감식 결과, 장씨는 사무실 중간 부분부터 인화성 액체를 뿌린 뒤 출입문 주변에서 나머지를 모두 쏟아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입문 앞에는 철제 선반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장씨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인데요.

그는 "불은 냈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장씨가 재판에서) '방화는 인정하지만 살인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아빠를 살리려는 노력을 했고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장씨는 (현장을) 나오면서 사람들에게 '위에 사람이 있으니까 빨리 신고해달라'고 했다고 한다"며 "고의가 아니라 과실로 되면 형량이 줄어드니까 그쪽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목격자들은 장씨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한 목격자는 "장씨가 119에 신고해 달라고만 했다"며 "안에 누가 있다는 말은 안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장씨는 불타는 건물을 보며 '안에 있던 사람은 죽었을 것'이라며 횡설수설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당시 출입문을 막고 있던 철제 선반을 두고도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합니다.

유족과 검사 측은 장씨가 A씨의 탈출을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철제 선반을 쓰러뜨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장씨 측은 "철제 선반 아래에 있던 받침대가 불에 타면서 쓰러진 것"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건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열릴 예정입니다.

* 지금 화제가 되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사건반장〉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장연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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