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멕시코 200년 헌정사상 첫 여성 국가수반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길거리에서 남성 취객에게 성추행당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연방 교육부 청사로 도보로 이동 중 시민과 인사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가 성추행당했습니다.
당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셰인바움 대통령 뒤쪽에서 접근해 손을 뻗어 대통령 목덜미에 입을 대고, 대통령의 상체를 손으로 더듬는 듯한 모습도 담겼습니다.
경호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급하게 남성을 제지하는 와중에 대통령이 다소 놀란 표정으로 남성의 얼굴을 바라보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며 전국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사건 다음 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영상을 보고 나서야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완전히 취해 있었고, 약물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성으로서 이런 일을 겪었고, 우리나라 여성들이 겪는 일이기 때문에 고소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여성인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당선 직후 모든 여성이 '도달'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여성'이라는 용어가 '두려움'이라는 말과 동의어가 아닌 나라를 꿈꾸는 이들과 함께 (일정한 수준의 성평등과 여성 권익에) 도달했다는 뜻"이라면서 "여성혐오가 관행 속에 가려져 지속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성추행 피의자는 이미 체포됐으며, 법에 따라 기소될 것임을 알려 드린다"며 "우리 중 한 명에게 손을 대는 건 모두에게 손을 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 경호 체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더 강경한 치안 정책 채택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을 성추행한 남성은 사건 당일 다른 여성 한 명도 성추행했습니다.
이 남성은 이날 오후 9시께 경찰에 체포됐으며, 현재 멕시코시티 검찰청 산하 성범죄 시설에 구금돼 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 임동근·송해정
영상: 로이터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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