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연합뉴스 |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서면 짧은 시간 안에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수 있는 상태라는 군의 평가가 나왔다. 북한은 핵무기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핵잠수함 개발과 정찰위성 고도화 등 핵·미사일 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비공개로 열린 국방정보본부(이하 국정본부)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본부는 김정은이 결심한다면 짧은 시간 내 풍계리 3번 갱도를 이용한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본부는 “북한이 영변 등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장해 핵물질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다종·다수의 핵탄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핵무력 보유와 발전을 헌법에 명문화한 뒤 이를 지속적으로 과시하며, 국제사회가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전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국정본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사거리 1만3000km 이상으로 미국 본토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는 고각 발사만 진행했으나, 정상각도 발사 전환을 위한 기술 검증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중거리 미사일의 경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4종과 600㎜ 방사포를 곧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국정본부는 전했다. 또 “북한은 핵보복 능력 강화를 위해 개량형 R급 잠수함 전력화를 추진하고, 핵잠수함 건조 등 수중발사 플랫폼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정찰위성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해상도가 높은 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의 기술지원을 받아 추가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정본부는 “러시아로의 미사일 수출을 통해 북한이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성능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며 “2023년 10월 이후 단거리탄도미사일 약 300발을 러시아에 제공했고, 이 중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지난 9월 3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와 개성공단 일대에서 '자력갱생'이라는 선전구호가 개성공단 내부에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 내 일부 공장을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본부는 “우리 기업이 만든 개성공단 내 공장 중 일부가 북한에 의해 재가동되고 있다”며 “특히 경공업·생활필수품 생산 관련 시설들이 운영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심리전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국정본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대남 풍선 살포는 일시 중단됐지만, 살포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10여 개 예상 지역에서 인원과 차량 움직임이 지속 관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성권 의원은 “대남 소음방송은 지난 6월 중단됐지만 확성기 철거보다 신설이 더 많아 전체적으로 약 40곳에서 상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본부는 북한이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도 병행 중이라며, “소형 수직이착륙 무인기와 신형 전차 도입 등 기동 화력 보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력 현대화는 2027년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선원 의원은 “9월 4일 김정은과 시진핑 주석의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대북 수출이 급증했다”며 “9월 기준 대북 수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전월 대비로는 54%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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