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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덕에 한숨 돌린 정부…“AI 적기투자 필요, 예산증액·추경도”

이데일리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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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덕에 한숨 돌린 정부…“AI 적기투자 필요, 예산증액·추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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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106조원에 인수
GPU 공급난 해소, 비용부담 새변수
정부, 2.5만장 확보에 3.5조원 들여
내년도 예산증액 및 AI추경 필요성↑
“재정적자 감수하며 적기 투자해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정부의 ‘인공지능(AI) 대전환’ 계획 중 GPU 품귀에 따른 공급난 우려는 해소했지만 비용 부담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예산 집행이 애초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재정의 적기 투입을 위한 내년도 본예산 증액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오른쪽)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오른쪽)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GPU 26만장 공급에 AI 인프라 구축 ‘속도전’

4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 배정 목표 물량인 GPU 5만장 확보를 위해 지난 1차 추경(1조 4608억원)에 더해 내년도 예산안에 2조 841억원을 편성, 우선 내년까지 GPU 2만 5000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29일 카카오,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진행한 ‘AI 고속도로 협약식’에서 GPU 5만장 확보시기를 기존 2030년에서 2~3년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슈퍼컴퓨터 6호기는 GH200 등 최신 GPU 8496장을 갖춘 600PF급으로 내년 상반기 서비스 개시가 목표다.

다만 황 CEO가 총 26만장의 GPU 공급 물량 중 한국 정부에 5만장을 주기로 약속하면서 AI 대전환을 위한 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한 층 빨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엔비디아 GPU의 전 세계적 품귀 현상으로 ‘공급 지연’이 최대 난관으로 꼽혔지만, 이번 황CEO의 약속으로 병목 현상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황 CEO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기간에 방한해,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자동차그룹에 각각 5만장씩, 네이버클라우드에 6만장 등 총 26만장의 GPU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금액이나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로서는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히던 ‘공급 지연’은 해소했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이 여전히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정부가 1차 추경과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약 3조 5000억원을 투입, GPU 2만 5000장을 확보하기로 한 만큼 남은 2만 5000장을 추가로 도입하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3조 5000억원 안팎의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GPU 공급난 해소됐지만…추가 재원조달 불가피

이에 내년도 예산안에 AI 관련 사업비용을 증액하거나 AI 대전환을 적기에 이루기 위한 내년 상반기 ‘AI 추경’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17일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어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의에 돌입한다. 예결위 예산소위는 국회 예산심사의 ‘최종 관문’으로 세부 심의를 통해 사업별 예산의 증·감액을 심사하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GPU 확보 등 AI 대전환을 위한 예산은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만큼, 정부의 동의를 전제로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법적 요건을 검토해 내년 상반기 ‘AI 추경’도 추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대전환의 성패가 GPU 확보 속도에 달려있는 만큼, 재정을 통한 적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앞서 황 CEO는 AI 대전환과 관련해 “지금이 한국에 특히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GPU는 AI 대전환의 핵심 기반인 만큼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정적자가 다소 늘더라도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 여력 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들어 기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내년 법인세 등 추가 세수를 확보할 여지도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내년 상반기 ‘AI 추경’ 편성도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