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과 대화 의지 있어…APEC 계기 대비 정황"
"미 정부 대북 실무진 성향 분석 정황"
"최선희 러시아·벨라루스 방문 막판 고심"
국가정보원이 4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물밑에서 북미 회동을 대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내년 2월 9차 당대회와 열병식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정원은 3월이 북미 회동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APEC 계기 북미 정상 회동은 불발됐으나 물밑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비해온 동향이 다양한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어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조건부 대화를 시사한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 발언 수위를 자제한 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와 벨라루스 방문을 막판까지 고심한 정황을 포착한 점을 북미대화 준비 정황의 추가 근거로 제시했다.
"미 정부 대북 실무진 성향 분석 정황"
"최선희 러시아·벨라루스 방문 막판 고심"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4일 서울 서초구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국가정보원이 4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물밑에서 북미 회동을 대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내년 2월 9차 당대회와 열병식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정원은 3월이 북미 회동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APEC 계기 북미 정상 회동은 불발됐으나 물밑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비해온 동향이 다양한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어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조건부 대화를 시사한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 발언 수위를 자제한 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와 벨라루스 방문을 막판까지 고심한 정황을 포착한 점을 북미대화 준비 정황의 추가 근거로 제시했다.
국정원은 내년 3월을 한반도 정세의 중요 분기점으로 전망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은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었다"며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과 북중관계 개선을 발판으로 북미관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후로 열병식을 개최하는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도 추진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사후 언론공지를 통해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 3월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만 보고했다"고 바로잡았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독자 우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도 보고했다. 특히, 중국 방문 이후 60여 일간 집중적으로 공개활동을 전개 중이라고 했다. 지방과 평양을 오가는 등 민심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긴 시간 장거리 이동을 한다는 점에서 건강에 큰 이상이 없다고도 봤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지도력을 부각하기 위한 활동 중 하나로 러시아 파병군을 영웅화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중요 업적으로 강조, 2개의 전승박물관을 설립하는 동향을 포착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국정원은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과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국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검찰 수사관을 국정원 고위 계약직 감찰조사관으로 채용해 김 전 회장과 이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집중 조사했지만, 아무런 관련성이 없었다"며 "그 어디에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당시 돈이 넘어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아들 채용과정에서도 처음에 제도적 문제가 있었고 이후 개선돼 이듬해 채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특별감사 부분에 대한 '깨알 보고'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국정원을 민주당의 하명을 받는 기관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