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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04. photo@newsis.com /사진= |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후 첫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성장을 위한 대규모 AI 투자계획을 밝히면서도 성장에 따른 과실을 나누기 위한 복지 정책도 세심하게 챙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인공지능 시대를 열기 위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성장의 토대를 단단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역대 최대인 728조원이다. 내수가 얼어붙었던 시기에 집권한 만큼 확장 재정을 통해 경제 전반에 온기를 돌게함은 물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다. 투자의 방점은 AI에 찍혔다. 이날 이 대통령은 22분간의 연설 동안 인공지능만 28차례 외쳤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안에 대해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 첫 번째 예산"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집권한 지 한 달 도 안 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던 이 대통령은 정부 처방에 힘입어 최근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봤다. 이 대통령은 "불법 계엄의 여파로 심화된 민생경제 한파 극복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비상한 각오로 임했고 다행히 지금 우리 경제는 위급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올해 1분기 마이너스로 후퇴했던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는 무려 1.2%로 반등하고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지수도 4000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를 옥죄던 지정학적 리스크, 지배구조 리스크, 시장 투명성 리스크가 일부 개선되고 인공지능 등 산업경제 정책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 덕분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여기에서 안주하거나 만족하기엔 우리가 처한 상황이 결코 녹록지가 않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지게 된다.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 고속도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을 위해 10조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같은 AI 예산은 올해(3조3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 중 2조6000억원은 산업·생활·공공 전분야 AI 도입에, 7조5000억원은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
이 대통령은 또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대전환을 신속하게 이루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6조원을 투입하겠다"고도 밝혔다.
바이오헬스, 주택·물류 등 생활밀접형 제품 300개의 신속한 인공지능 적용 지원, 복지·고용, 납세, 신약 심사 등을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 AI 도입 확산도 약속했다.
아울러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급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장을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민간기업이 GPU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04. photo@newsis.com /사진= |
이 대통령은 또 "AI 기술이 방위산업의 판도도 바꾸고 있다"며 "첨단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과 연구개발(R&D) 투자로 방위산업을 AI 시대의 주력 제조업으로 육성, 방산 4대 강국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복지 담론도 빼놓지 않았다. 성장하되 그 과실을 나눠 양극화 격차를 축소해 나간다는 게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다. 즉 기술주도로 성장하되 모두가, 공정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의 생활을 두텁게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굳건히 지키겠다"며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했다.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폭인 6.51% 인상 △생계급여를 4인 가구 기준 매월 200만원 이상 지원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 지원 인원 확대 △장애인 일자리 대폭 확층 등의 내용도 연설에 담았다.
또 근로감독관 2000명 증원, 일터지킴이 신설, 산재 빈발 업종에 대한 상시 현장 점검, 1만7000개소의 영세사업장 등에 안전시설 확충 등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생애주기별 촘촘한 지원과 함께 균형발전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인공지능 시대 모두가 주역이고 모든 지역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임기 내 현행 만 7세에서 12세까지 확대, 어르신 대상 '지역사회 통합돌봄' 확산,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 등도 내걸었다.
이 대통령은 "아동수당과 노인일자리 등 7개 재정사업을 비수도권 지역에서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며 "인구감소 지역 주민에 월 15만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 지방정부가 여건에 맞게 스스로 사업을 결정할 수 있는 포괄보조 규모도 10조6000억원으로 기존보다 3배 가량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가오는 미래가 절망과 불안이 넘치는 세상이 아니라 희망과 기회로 충만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며 "우리 국민 여러분의 저력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있다"고 강조하며 박수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마친 뒤 우원식 국회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5.11.04. photo@newsis.com /사진= |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지난주 마무리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성과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경주선언'을 이끌어 내면서 대한민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류와 번영, 역내 평화 증진을 위한 역할을 주도할 수 있었다"며 "특히 APEC 주간에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한중 관계를 전면 회복하고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로 했다"며 "무엇보다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 속 양국 중앙은행 간 70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통화맞교환) 계약 초국가 스캠(사기) 범죄 대응을 비롯한 6건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국력을 키우고 위상을 한층 높여나가겠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1.04. photo@newsis.com /사진= |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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