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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안 무시…김건희 측근 민간인에 “사진 2만장” 넘긴 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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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안 무시…김건희 측근 민간인에 “사진 2만장” 넘긴 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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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사진집에 담긴 윤 전 대통령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사진집에 담긴 윤 전 대통령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의 ‘종묘 사적 이용’ 의혹에 연루된 신수진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이 외부 유출이 극도로 제한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공개 사진을 민간인 시절에 넘겨받아 ‘취임 1주년 사진집’ 제작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통령실 내부에서 ‘보안 사고’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른바 ‘김 여사 라인’이 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한겨레 취재 결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2023년 5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윤 전 대통령이 국정 전반에 걸쳐 활동한 모습을 담은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란 제목의 사진집(총 115장) 발간을 기획했고, 당시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였던 신 전 비서관에게 사진 편집과 인화 등 제작 작업을 맡겼다. 통상 대통령 사진에는 대통령 동선과 경호 방식, 경호원 신분, 사용 시설 내·외부 구조 등 각종 정보가 포함돼 있어서 보안 검토가 필수적이다.



신 전 비서관은 사진집 제작을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가 1년 동안 외교·안보·경제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치른 공식·비공식 행사 사진 전체를 넘겨받았다고 한다. 여기에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하는 모습 등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비공개 사진들도 다수 포함됐다. 당시 대통령실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최소 2만장이 넘는 윤 전 대통령 사진들이 민간인이던 신 전 비서관에게 넘어갔다”고 전했다.



이때 대통령실 내부에선 “보안 사고 우려가 있으니 사진을 선별해서 내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김 여사 측근 비서관이 외부 제작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한다. 신 전 비서관은 취임 1주년 사진집 제작에 참여한 뒤 윤 전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사진집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외부인’이었던 신 전 비서관이 윤 전 대통령 사진집을 제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여사와의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심리학 박사인 신 전 비서관은 김 여사의 초청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다. 대통령 사진집을 제작한 뒤인 2023년 9월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발탁됐고, 2024년 7월엔 문화체육비서관으로 승진했다.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있는 인사들은 현직 대통령의 비공개 사진 외부 유출은 ‘이례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국가안보실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인사는 “대통령 관련 사진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며 “외부 유출은 극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목포대 특임교수는 “대통령 사진을 책자로 만드는 경우 자체가 별로 없고, 만들더라도 대통령실 차원에서 제작한다”며 “외부 제작 의뢰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신 전 비서관에게 문자 메시지로 대통령 사진집 작업을 담당하게 된 경위와 보안유지 각서 작성 여부 등을 질의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김 여사의 ‘문화재 사적 이용’ 의혹과 관련해 신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신 전 비서관이 지난해 9월 김 여사의 종묘 망묘루 차담회를 개최하려고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종묘 개방을 요청하는 등 사적 이용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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