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 타인 응우옌 자전적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 번역 출간
"박찬욱 '올드보이'에 영향…'동조자' 연출할 감독으로 지목"
"박찬욱 '올드보이'에 영향…'동조자' 연출할 감독으로 지목"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 |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동조자'의 원작 소설을 쓴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54)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민음사)로 돌아왔다.
이번 에세이 제목은 작가의 대표작인 '동조자'의 첫 문장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비밀 요원,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를 연상케 한다. 아울러 베트남과 미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디아스포라(diaspora·고국이나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집단)의 정서를 담았다.
작가는 네 살이었던 1975년 부모와 함께 전쟁에 휩싸인 베트남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했다. 에세이에는 고국을 떠난 부모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난민 캠프를 거쳐 캘리포니아에 정착하는 험난한 과정이 담겼다.
작가는 4일 화상으로 진행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디아스포라 문학이 대중적으로 널리 인기를 얻는 현상에 대해 "디아스포라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베트남인들은 자국을 떠난 디아스포라를 보면 베트남인과 다르고 새롭다고 느낀다"며 "디아스포라가 된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들을 생성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민음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번 에세이에서 작가는 가자지구 분쟁이나 이민정책 등을 이유로 미국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로 표기했다.
작가는 그 이유를 "미국에서 기밀이 해제된 문서를 공개하면서 몇몇 이름을 검게 지운 채 공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지움으로써 어떤 폭력이 기록에서 지워졌을지 독자들이 생각해보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에세이뿐 아니라 과거에도 응우옌은 정치적인 소신을 솔직하게 밝혀왔다. 그는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직후 공습을 중단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작가는 "두렵지만, 저는 계속 목소리를 내려 하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입장을 표명하려고 노력한다"며 "의견이 있다면 그것을 입 밖에 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작가라면 정치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셰익스피어나 톨스토이의 작품에도 모두 정치적 이야기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 |
작가의 부모님은 난민 캠프를 벗어나기 위해 먼저 두 아들을 백인 가정에 잠시 입양 보냈다가 캘리포니아에 집을 마련해 두 아들을 다시 데려왔다. 이후 '사이곤 머이'라는 식료품 가게를 차려 생계를 유지했다.
작가는 "자전적 에세이를 쓰려면 작가가 내면의 깊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지만, 저는 감정을 마주하기를 어려워했다"며 "제가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서야 우리 부모님이 느꼈던 감정들을 이해하고 용기를 내 에세이를 펴낼 수 있게 됐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저는 작가이기 때문에 추모하기 위해서는 글을 통해 표현할 수밖에 없다"며 "어머니의 복잡하고 다양한 면들을 드러내면서 부끄러운 요소들도 꺼내야 했다"고 말했다.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 |
작가는 "처음 '동조자'를 TV 시리즈로 각색할 때 제작자가 어떤 감독을 원하냐고 물었고, 저는 곧바로 박찬욱 감독이라고 대답했다"며 "박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서 '동조자'를 집필하는 데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와 일할 기회를 갖게 되어 너무나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박 감독이 드라마 '동조자' 속 살인 장면을 촬영하는 현장을 봤는데, 박 감독이 미적인 요소뿐 아니라 역사적인 배경까지 고려해 영화의 요소들을 선택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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