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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들이 트럼프 말렸다"…미중 정상회담 때 '블랙웰 칩' 빠진 이유

머니투데이 정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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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들이 트럼프 말렸다"…미중 정상회담 때 '블랙웰 칩'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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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주요 의제에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첨단 반도체 수출 문제를 포함하려 했지만, 참모진의 반대로 회담 직전 이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의 전·현직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AI 첨단 반도체 '블랙웰 칩' 대중 수출 허용 요청에 따라 시 주석과 회담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회담 준비 과정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참모진의 반대로 논의는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블랙웰 칩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로 미·중 첨단기술 패권 경쟁에서 중요한 전략자원으로 여겨져 중국으로의 수출은 미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블랙웰 칩의 대중 수출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며 "중국은 블랙웰 칩으로 자국 AI 데이터센터 역량을 강화할 것이고, 이는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고위 참모진 대부분이 블랙웰 칩의 대중 수출 허가에 반대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의 의견을 수용해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에서 블랙웰 칩 수출 문제를 제외했다고 한다.

WSJ은 "블랙웰 칩의 대중 수출 허용은 잠재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매출을 의미하고, 중국 AI 기업들을 엔비디아 기술 생태계에 계속 의존하게 할 기회였다"며 "미·중 정상회담에서 블랙웰 칩 논의가 제외된 것은 루비오 등 트럼프 측 보좌진이 젠슨 황을 상대로 거둔 승리이자 젠슨 황의 패배"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블랙웰 칩' /로이터=뉴스1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블랙웰 칩' /로이터=뉴스1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허용 대가로 양국 무역 갈등에서 미국이 일부 양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고, 검토 사항에 블랙웰 칩의 제한적 수출 허용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 전 "성능이 낮은 블랙웰 칩의 제한적 수출을 검토하겠다"며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시사했었다. 이 때문에 시 주석과의 회담이 포함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으로 평가됐다. 특히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29일), 미중 정상회담(30일) 직전인 28일 그는 일본에서 "내일 젠슨 황을 만날 것"이라면서 축하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둘의 만남이 이뤄지진 않았다.


블랙웰 칩 논의는 결국 미·중 정상회담에서 제외됐고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과 달리 '수출 불허' 입장을 내놨다. 그는 2일 공개된 미국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엔비디아와 거래할 수는 있지만, 첨단 칩은 아니다"라며 "블랙웰 칩은 다른 나라에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가 언급한 '첨단 칩'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인지 중국용 저성능 버전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고 WSJ은 짚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수출 통제 시사에도 엔비디아는 블랙웰 칩의 대중 수출을 계속 추진할 전망이다. WSJ은 "황 CEO는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블랙웰 칩의 대중 수출 허가를 위한 로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 CEO는 최근 워싱턴의 한 행사에서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가량이 중국에 있다. 미국이 이 시장을 중국에 내줄까 우려된다"며 "지금 우리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책을 찾아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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