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단체로 시정연설 보이콧
추경호 영장청구에 반발 검은마스크 시위
추경호 영장청구에 반발 검은마스크 시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침묵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서 침묵시위를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4일 국회 시정연설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서 ‘반쪽’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내란특검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전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항의해 본청의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에서 검은 마스크를 쓰고 이른바 ‘침묵시위’를 하면서 단체로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장동혁 “이제 전쟁…이재명 정권 끌어내기 위해 모든 힘 모아야”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에 어두운색 정장을 입었고, 가슴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았다.앞줄에 선 지도부는 ‘근조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손팻말을, 다른 의원들은 ‘야당탄압 불법특검’, ‘명비어천가 야당파괴’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은 채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을 규탄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하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범죄자 왔다. 범죄자”, “꺼져라”,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미소를 짓자 “웃지 마”라는 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 앞으로 다가가자 “악수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이 대통령은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장동혁 대표는 시정연설 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 시정연설이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여야 입장차 존재해도 국민·나라 위한 진심 다르지 않을 것”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6분쯤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여당 의원들은 문 앞부터 연단 앞까지 양측으로 서서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이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먼저 인사한 뒤 텅 빈 국민의힘 의원들의 좌석을 바라보며 “좀 허전하군요”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 시정연설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의석이 비어 있다. [뉴스1] |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약 22분간 연설하는 동안 모두 33차례 박수를 쏟아내며 호응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언급하자 큰 소리로 환호했다.
연설 말미에서 “비록 여야 간 입장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고 야당의 불참에 대한 소회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는 중앙 출입구가 아닌 왼편 통로로 이동해 도열한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고, 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등 소수 정당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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