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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 영상 유출한 이스라엘 군법무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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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 영상 유출한 이스라엘 군법무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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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학대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언론에 제공한 이스라엘방위군 소장인 이파트 토메르-예루살미 전 법무감.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학대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언론에 제공한 이스라엘방위군 소장인 이파트 토메르-예루살미 전 법무감.


이스라엘군의 최고 법무 책임자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학대하는 영상을 누출 혐의로 체포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3일 이스라엘방위군의 군사법무감이었던 이파트 토메르-예루샬미 소장을 체포했다. 토메르-예루샬미 소장은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학대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유출된 데 책임을 지고 지난 주 법무감을 사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는 조작된 주장이라는 극우 진영의 주장을 반박하려고 이 영상을 언론에 유출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2일 토메르-예루샬미 소장의 실종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경찰은 그의 차량이 발견된 텔아비브 북부 해변에서 수색을 벌여 그를 발견했고 곧바로 구금됐다. 그는 공무원의 사기 및 배임 직권남용, 사법방해, 공무정보 누설 등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은 전했다.



지난 2024년 8월 이스라엘 뉴스채널에 방영된 해당 영상은 이스라엘 남부의 스데테이만 군 수용소에서 이스라엘방위군 예비군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1명을 폭동 진압 방패로 가리고는 그를 구타하고 날카로운 물체로 직장을 찔러대는 장면을 담았다. 이 수감자는 갈비뼈 골절, 폐 천공, 직장 손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고 치료받았다. 가혹 행위에 가담했다고 지목된 5명의 예비군은 가중학대와 심각한 신체손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이들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건은 3일 스데테이만 피해 수감자가 석방돼 가자로 귀환하면서 다시 조명을 받았다. 그는 가자전쟁 휴전에 따른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에 따라 석방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그의 석방에 앞서 이 영상 누출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토메르-예루샬미 소장이 법무감에 복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그는 즉각 사임했다.






그는 사임을 밝히는 편지에서 “나는 군 법 집행기관에 대한 허위 선전 시도를 막기 위해서 언론에 그 영상 배포를 승인했다”며 영상이 언론에 배포된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수감자에 대한 폭력 행위에 대한 합당한 의심이 있을 때마다 수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가혹행위를 수사하려고 영상을 언론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가혹한 학대 주장이 나올 때마다 그것이 조작됐다고 맞서는 극우 정치인들의 선동을 무력화하려는 의도였다.



토메르-예루샬미의 사임에 이어 피해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석방되며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가해 용의자들은 3일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5명의 예비군 중 4명은 이날 예루살렘 대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혐의를 부인하며 재판 기각을 요구했다. 이들의 얼굴은 검은 방한모로 가리고 나왔다. 이들을 변호하는 우익 법률구조단체 호네루의 변호사인 아디 케이다르는 자신의 의뢰인들은 “잘못되고, 편향되고, 완전히 조작된 법적 절차”에 회부됐다고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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