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오바마 업은 34세 무슬림 정치신예 뉴욕시장 유력, 맘다니는 누구? [디브리핑]

헤럴드경제 정목희
원문보기

오바마 업은 34세 무슬림 정치신예 뉴욕시장 유력, 맘다니는 누구? [디브리핑]

서울구름많음 / 0.0 °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뉴욕시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내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와 직접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맘다니 지원 통화…“조언자 될것”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는 이날 오전 맘다니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의 선거 캠페인을 지켜보니 인상적이었다”며 칭찬하며 “앞으로도 ‘조언자(sounding board)’ 역할을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정치 신예로 갑자기 세상의 관심을 받게 된 맘다니가 선거 기간 거의 실수를 하지 않은 점을 특히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욕시장에 당선된 뒤 새로운 행정부의 인사 구성 문제, 맘다니가 추진 중인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과 관련해 약 30분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와 뉴욕시장 선거 등 주요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잇달아 부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이자, 선거 지원 대신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규모 선거로, 내년 11월 중간선거 민심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서 개최한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서 개최한 선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후보를 향해 “100% 공산주의자 미치광이”, “그가 당선되면 뉴욕시의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극우 매체들은 “그는 불법 체류자”라는 음모론을 제기했으나, 뉴욕타임스(NYT)는 “맘다니는 7세였던 1998년부터 뉴욕에서 성장했으며, 2018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침묵 모드’는 민주당의 우세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나온 변화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에머슨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맘다니 후보는 50%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고,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25%)와 공화당 커티스 슬리와 후보(21%)를 크게 앞섰다.


29일 발표된 마리스트대와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도 맘다니는 각각 48%, 43%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미 조기투표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맘다니의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 8일간 총 58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34세 무슬림 정치신예·오바마 뒤이은 ‘차세대 정치스타’ 되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34세 무슬림인 맘다니가 2008년 46세의 나이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오른 오바마의 뒤를 잇는 ‘차세대 정치 스타’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맘다니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거 이후에도 조언자로서 돕겠다”고 격려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뉴저지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 후보 뉴저지 주지사 미키 셰릴을 지원하고 있다. [로이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뉴저지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 후보 뉴저지 주지사 미키 셰릴을 지원하고 있다. [로이터]



오바마는 맘다니 지원 외에도 민주당이 우세를 점한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 유세에도 합류했다. 그는 지난 1일 버지니아 노퍽 유세 현장에서 “이 백악관은 매일 무법, 무모함, 심술, 그리고 순전한 광기를 쏟아내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라 트럼프 시대의 방향을 결정할 시험대”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맘다니의 급진적 정치색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연방하원 원내대표가 공개 지지를 선언한 것도 불과 일주일 전의 일이며,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아직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공화당은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될 경우, 그를 민주당의 ‘얼굴’로 부각해 ‘급진적이고 불안정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맘다니가 제시한 급진적 공약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행정 경험이 전무한 정치 신인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충돌 속에서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핵심 공약은 ‘생활비 부담 완화’…부유층 증세로 재원 마련
맘다니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로 규정한다. NYT는 이를 “기업이 아닌 노동자에게 목소리를 주는 정치”라고 해석했다. 그는 부유층 증세를 통해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며, “생활비 부담 완화”를 핵심 아젠다로 내세웠다.

그의 주요 공약은 ▷보편적 아동보육 ▷공공임대료 동결 ▷무료 시내버스 ▷시 운영 식료품점 설립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맘다니는 기업 및 백만장자 증세를 통해 약 90억 달러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맘다니가 승리했을 당시, 월가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는 “그가 당선되면 뉴욕을 떠나겠다”고 반발했지만, 최근 들어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맘다니가 당선된다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업자 제프리 구럴은 “맘다니는 도시 행정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며 “임대료 동결은 세입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부자 증세는 고소득층의 탈출을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보편적 아동보육 정책만큼은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을 추구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