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채권 줄이고 '수익' 주식으로…노후 자금 전략 대전환
국내주식 36.4% '잭폿'…인력난 우려 속 벤치마크 초과 달성
국내주식 36.4% '잭폿'…인력난 우려 속 벤치마크 초과 달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 기금이 2025년 8월 말까지 8.22%의 잠정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운용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3년 평균 수익률(6.98%)과 1988년 기금 설립 이후 연평균 수익률(6.82%)을 모두 웃도는 양호한 성적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기금 역사상 처음으로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50.1%)하는 '공격적 운용'으로 전략을 전환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거둔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3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성과를 이끈 일등 공신은 단연 '국내주식' 부문이다.
8월 말 기준 자산별 성과를 보면, 국내주식 부문은 무려 36.4%에 달하는 '잭폿'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성과를 견인했다. 해외주식 부문 역시 8.61%의 견조한 수익률을 보태며 힘을 실었다.
반면 다른 자산군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국내채권은 2.85%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으며, 해외채권은 -1.64%, 단기자금은 -0.73%로 손실을 기록했다. 대체투자 자산은 0.13%의 수익률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으나, 이는 연말 공정가치 평가가 반영되기 전의 잠정 수치다.
국민연금의 이런 운용 성과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과정과 맞물려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 1천269조1천355억원에 달하는 적립금 중 주식(국내 및 해외)에 투자된 금액은 635조5천734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50.1%를 차지했다. 기금 역사상 주식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상징적인 대전환이다. 2015년 말 국민연금의 자산 구성은 채권이 56.6%로 절반 이상이었고 주식은 32.2%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년 만에 채권 비중은 33.0%까지 낮아졌고, 그 자리를 주식이 채웠다.
이런 과감한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이다. 저출산·고령화로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운용 수익률을 단 1%포인트만 높여도 고갈 시점을 수년 이상 늦출 수 있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안전한 예·적금(채권)' 비중을 줄이고 '위험하지만, 수익 높은 펀드(주식)' 비중을 대폭 늘리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주목할 점은 주식 투자의 무게중심이 국내가 아닌 해외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체 주식 비중 50.1% 중 국내 주식은 14.9%(189조 원)지만, 해외 주식은 35.2%(446조 원)로 두 배가 넘는다.
여기에는 1천200조 원이 넘는 거대 기금을 한국 시장에만 묶어두지 않겠다는 '위험 분산' 전략과 국내 주식시장에서 '초대형 고래'로 불리며 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해소하려는 '과잉 영향력' 해소 목적이 동시에 담겨 있다.
최근 기금운용인력 유출 등 '인력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운용 전문성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올해 8월까지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등 4대 주요 자산군 모두에서 시장기준 수익률인 '벤치마크(BM)'를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다.
국내주식은 벤치마크(35.47%) 대비 1.22%P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심지어 손실을 본 해외채권(-1.75%)조차 벤치마크(-2.14%)보다는 0.38%P 더 나은 성과(손실 폭 축소)를 거뒀다.
이는 기금운용본부가 시장 흐름보다 한발 앞선 전략으로 '알파(초과수익)'를 창출했음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의 이번 '주식 50% 돌파'는 단순히 숫자의 변화를 넘어, 우리 국민의 노후와 한국 경제, 나아가 세계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흐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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