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 시내에 있는 한 가게에서 파는 신문 1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개입 경고 발언이 실려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개입을 경고하자 나이지리아는 미국 정부의 테러 대응 지원에 원칙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볼라 아메드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고문인 다니엘 브왈라는 2일(현지시간) “우리는 영토 보전이 존중되는 한 미국의 테러 대응 지원을 환영한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그는 “나이지리아는 국제적 대테러 싸움에서 미국의 파트너”라며 “양국 정상이 만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브왈라 고문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글은 두 정상이 만나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공동 전선을 구축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지리아는 어느 종교나 민족도 차별하지 않는다”며 “기독교인 학살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학살을 방조하고 있다며 국방부에 군사적 대응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 자택에서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상군 투입 혹은 공습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는 15년 넘게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이들은 정부 시설은 물론 시장, 교회, 모스크 등 민간 시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며 대규모 민간인 학살을 벌여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학살 피해자의 대다수가 무슬림이라고 지적한다. 무장세력의 활동이 기독교인이 많은 남부가 아니라 무슬림이 다수인 북동부 지역에 집중돼왔기 때문이다. 세계 분쟁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영리단체 ACLED의 래드 세르왓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급진 무장세력은 자신들의 행동을 반기독교 전쟁으로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ACLED에 따르면 올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민간인 대상 공격 1923건 가운데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은 50건에 그친다.
미국이 실제 공습에 나설 경우 작전 수행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소규모 무장조직이 나이지리아 전역에 흩어져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카메룬·차드·니제르 등 인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미군이 지난해 니제르에서 철수한 만큼 나이지리아군의 협력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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