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공동 개최한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확대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심포지엄에서 김주희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국내 1차 의료기관에서 천식환자에 대한 흡입 스테로이드 치료제 처방률이 낮은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정심교 기자 |
우리나라 천식 환자 상당수는 경증 단계에서부터 사실상 관리가 방치돼 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왓다. 또 중증 단계에서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생물학적 제제가 있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처방률이 낮아, 천식 환자의 사망률이 OECD 국가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공동 개최한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확대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심포지엄에서 김주희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흡입 스테로이드(흡입기)는 염증 조절의 기본이며, 천식 악화를 막고 사망률이 반비례하게 줄어든다"며 "그런데도 국내 1차 의료기관에선 흡입 스테로이드를 잘 쓰지 않는 데다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률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2011~2015년 국가별 천식 환자 가운데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비율은 호주가 94%(경구약은 4%), 싱가포르는 88%(경구약 26%), 인도는 86%(경구약 44%), 중국은 79%(경구약 15%)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환자의 38%만 흡입기를 사용하는 데 그쳤고, 전체 천식 환자의 대다수(87%)가 경구약을 처방받았다.
국내 의료기관별 천식환자 흡입 스테로이드 처방 비율.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
김주희 교수는 "흡입기 사용법이 경구약을 먹는 것보다 복잡한데, 국내에선 의사가 환자에게 흡입기 사용하는 이유와 방법을 환자에게 교육해야 하는 데 별도 수가나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환자 상당수도 복잡한 흡입기 사용법을 익히느니 차라리 경구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작용과 불안감, 흡입기가 경구약보다 비싼 것도 환자들의 기피 요인으로 꼽힌다.
천식의 진단 근거는 폐 기능 검사다. 하지만 국내 천식 환자의 80%가 천식을 진단·진료받는 1차 의료기관에서의 폐 기능 검사 시행률은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장비·인력을 갖추지 못한 이유다. 이는 환자의 '증상'에 의존해 천식을 진단한다는 의미다. 반면 3차 의료기관에선 폐 기능 검사 시행률이 80%에 달했다.
이처럼 경증 단계의 천식 때 효과적인 대처를 놓치면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국내에선 천식 환자의 3~10%가 중증으로 악화한다. 이런 중증 천식 환자는 국내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반인보다 사망위험이 2.3배나 더 높다. 실제 2014년 세계보건기구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천식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5명으로 OECD 국가 중 튀르키예(1위)에 이은 2위이며, OECD 국가 평균(1.3명)의 2배에 가깝다.
학회에 따르면 중증 천식 환자는 입원과 응급실 방문이 잦아지면서 의료비도 많이 증가한다. 국내 전체 천식 치료비의 50%가 중증 천식이고, 이들의 약제 비용은 경증 환자보다 10배나 많다. 이들은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 학회 조사에 따르면 삶의 질 지표인 'EQ-5D 환산점수'는 숫자가 낮을수록 삶의 질이 나쁘다는 의미인데, 중증 천식 환자의 이 지표는 0.803으로 암 환자(0.861)보다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원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중증 천식환자의 치료 보장성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으로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산정특레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정심교 기자 |
중증 천식의 효과적인 치료제로 '생물학적 제제'가 꼽힌다. 부작용이 적으면서 치료 효과가 좋은데, 현재 국내 허가된 생물학적 제제는 모두 6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중증 천식 환자의 생물학적 제제 사용률이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회가 생물학적 제제를 써본 중증 천식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데 한 달에 300만원가량, 1년에 803만136원가량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비싸서 중도 포기했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월평균 '11만원'이면 감당할 수준이라고 답했다. 보험 급여가의 10분의 1만 내면 되는 산정특례가 적용된다면 생물학적 제제를 쓰고 싶다는 환자가 전체의 99%에 달했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현재 생물학적 제제 적응증 환자 가운데 비용 부담으로 포기하고 먹는(경구) 스테로이드를 쓰는 경우가 전체 중증 천식 환자의 20%에 달한다"며 "이런 스테로이드 의존성 천식은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골다공증, 골절, 녹내장, 백내장, 당뇨병, 고혈압, 위장질환, 면역 저하 감염병 등이 발생해 사망률을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재원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중증 천식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생물학적 제제의 산정특례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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