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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저신용자 이례적 금리 우대…이 대통령 눈치 봤나

머니투데이 이병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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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저신용자 이례적 금리 우대…이 대통령 눈치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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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9월 주요 은행 최고신용자와 최저신용자 가계대출 금리 추이/그래픽=김지영

올해 8~9월 주요 은행 최고신용자와 최저신용자 가계대출 금리 추이/그래픽=김지영


지난 9월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신규 취급한 최고신용자의 가계대출 금리는 높아지고, 최저신용자의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권 안에서도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특히 신용등급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적용에서 평소와 차이를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이 9월 최저신용자(600점 이하)에게 신규로 내준 가계대출의 가산금리 평균은 5.58%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8월)에 최저신용자에게 내준 가계대출의 가산금리 평균(5.82%)보다 0.24%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다.

반면 같은 조건으로 최고신용자(1000~951점)에게 내준 가계대출의 가산금리 평균은 같은 기간 3.012%에서 2.984%로 0.028%P 감소하는 데 그쳤다. 최고신용자보다 최저신용자의 가산금리가 더 많이 낮아진 셈이다.

이어서 5대 은행이 최저신용자에 내준 가계대출의 가감조정금리 평균은 지난 8월 0.92%에서 지난달 1.232%로 0.312%P 증가했다. 반대로 최고신용자의 가감조정금리는 같은 기간 1.65%에서 1.616%로 줄었다. 최고신용자의 우대금리는 줄고 최저신용자의 우대금리는 늘었다는 뜻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나 금융채 등 지표금리(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를 빼서 정해진다. 가산금리에는 업무원가·법적비용·위험프리미엄·기대수익률 등이 포함되고 가감조정금리는 부수거래 실적·영업점 전결권·우대항목(저소득층·청년·정책금리 등) 등으로 구성된다.

은행권은 고신용자 금리가 오르고 저신용자 금리는 하락한 이례적 현상에 대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더 강해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하반기 대출 총량 한도가 기존의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가운데 은행 자체 대출 취급은 어려워졌고 상대적으로 가산금리가 낮고 가감조정금리는 큰 정책대출의 비중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와 금융당국이 취약차주 지원을 유도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금융사가 초우대 고객에게 초저금리로 돈을 많이 빌려주는데 0.1%만이라도 부담을 더 시킨 다음에 그중 일부를 갖고 금융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좀 싸게 빌려주면 안 되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권의 포용금융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은행들도 새희망홀씨나 채무조정대출 등 정책성 상품의 금리를 자체적으로 낮추고 있는데 이런 정책대출이 금리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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