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3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브리지워터에서 유권자들이 사전 투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미국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뉴욕시장을 새로 뽑는 지방선거가 4일(현지시간) 실시된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일부 주에서 열리는 ‘미니 선거’지만, 지난 1월 재집권 후 막강한 권력으로 국정을 주도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여론을 가늠해볼 첫 번째 중간평가가 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서도 결과가 주목된다. CNN은 “이번 주 선거는 미국이 서로 다른, 그리고 점점 더 적대적인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분열되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버지니아·뉴저지 2026 중간선거 이정표 될까
주지사를 뽑는 버지니아와 뉴저지에선 민주당이 우세한 흐름을 보인다. 민주당 후보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하원의원은 공화당 후보 윈섬 얼시어스 부지사를 다수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안팎으로 넉넉하게 앞서고 있다. 글렌 영킨 현 버지니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이번엔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점쳐진다.
버지니아주 주지사 민주당 후보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하원의원이 지난 10월2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샬롯츠빌의 제퍼슨 극장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해 무대 위에 올라 있다. AFP연합뉴스 |
버지니아는 특히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의 직격탄을 맞아 무급 휴직하게 된 공무원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팬버거 전 의원은 이번 유세에서 셧다운을 비롯한 경제 이슈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CNN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가장 제대로 평가하는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뉴저지에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후보 마이키 셰릴 하원의원이 공화당 후보 잭 치타렐리 전 주의회 의원을 5~10%포인트 앞서고 있다. 뉴저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버지니아보다는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저지의 경우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지역이나, 라틴계 유권자 사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만큼 이번에도 선거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고 공영방송 NPR은 짚었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 마지막 토론에 나선 공화당 후보 잭 치타렐리 전 주의회 의원(좌)과 민주당 후보 마이키 셰릴 하원의원(우). AP연합뉴스 |
버지니아와 뉴저지의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하지 못해 중도층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데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강성 지지층 반발을 피하기 위해 ‘충성’을 보이려다 보면 지역구 문제를 위해 정부를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민주당 최고의 선거운동가가 되고 있다”며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의 패배를 자초하고 있으나 공화당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맘다니의 뉴욕, 뉴섬의 캘리포니아도 ‘관심’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의 승리가 유력하다. 여론조사업체 아틀라스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맘다니 의원은 41% 지지율을 얻어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34%), 공화당의 커티스 슬리워 후보(24%)를 앞섰다. 맘다니 의원은 임대료 동결과 무상보육 등 공약을 내세워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적이라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으나, 2위 쿠오모 전 주지사와 격차를 유지하고 있어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시장 선거는 “정치적 혼란에서 벗어나려는 민주당으로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여태 거리를 두고 있는 맘다니 의원의 진보 성향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일지, 그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이스라엘 비판 입장은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 등을 가늠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가 1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스 자치구에서 뉴욕시 선출직 공무원들과 함께하는 선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캘리포니아에선 같은 날 민주당이 최대 5석의 연방하원 의석을 추가로 확보하는 선거구 임시조정안 주민투표가 시행된다. 이번 주민투표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공화당이 우세한 주들에서 연방하원 의석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선거구 조정안을 추진한 데 맞대응하기 위해 이뤄진다.
뉴욕타임스는 “여론조사를 보면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이번 조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2028년 대선 캠페인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잠룡’으로 거론되는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체급을 키우고 있는데, 이번 주민투표는 그에게도 중요한 정치 이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뉴어크의 에식스 카운티 칼리지 체육관에서 민주당 주지사 후보 마이키 셰릴 하원의원 선거 유세를 위한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승기 굳히기에 나선 민주당에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이 지원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민주당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맘다니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조언자 역할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조직을 동원해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최근 수백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그는 뉴욕시장 선거 사전투표가 마무리된 2일(현지시간)까지 맘다니 의원을 “공산주의자”라고 칭하며 그가 당선되면 뉴욕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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