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재원 최고위원. 국민의힘 유튜브 갈무리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내 공식 회의에서 여당 여성의원 등을 거론하며 “고릴라춤”, “서팔계”, “현지궁” 등 인신공격성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을 쏟아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를 제지하지 않고 “잘했다”고 칭찬했다.
김 최고위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감사 기간 중 김현지 실장에 대해 항간에 ‘애지중지 현지’ 또는 ‘현지궁’이라 했는데 정말 대통령이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항간에서 ‘현지궁’이나 ‘혜경궁’이나 동급이다, 그런 논란이 됐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김 실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걸 두고, 일각에서 이 대통령 부인인 김혜경 여사만큼 위세가 높다고 붙인 별명인 ‘현지궁’을 거론하며 비판한 것이다. 이 대통령 참모인 김 실장과 이 대통령의 사적인 관계를 암시한다는 점에서 성희롱성 발언에 해당할 수 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동물국회 오명을 뒤집어쓰게 만든 최민희 의원이 ‘고릴라춤’을 그렇게 잘 추는지, 그리고 서영교 의원 본명이 ‘서팔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런 국회를 만든 것은 정청래 대표가 눈 감고 있어서다. 하루빨리 동물국회 주범을 퇴치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대통령 선거 유세 때 최 의원이 이 대통령 지지를 호소하며 추던 춤을 국민의힘 일부 지지층이 고릴라춤이라고 희화화한 것과 지난달 법사위 국감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서 의원을 향해 “서팔계”라고 비하 발언을 한 것 등을 인용하며 해당 의원들을 인신공격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최고위원의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을 제지하지 않고 웃으며 칭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김 최고위원에게 “잘했어요”라고 했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터트렸다.
김 최고위원은 막말로 수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23년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은 전부 천하 통일했다”, “제주 4·3 추모일은 격이 낮은 기념일이다”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고, 2012년에는 기자들에게 욕설을 한 바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023년 김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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