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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뒷좌석서 성폭행" 유튜버 고백…경찰은 "왜 바로 신고 안했냐"

머니투데이 전형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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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뒷좌석서 성폭행" 유튜버 고백…경찰은 "왜 바로 신고 안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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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1년 전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가 숨는 세상이 돼선 안 된다며 "다른 피해자를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싸우고 강해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곽혈수 유튜브 채널 캡처

한 유튜버가 1년 전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가 숨는 세상이 돼선 안 된다며 "다른 피해자를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싸우고 강해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곽혈수 유튜브 채널 캡처


한 유튜버가 1년 전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가 숨는 세상이 돼선 안 된다며 "다른 피해자를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싸우고 강해지겠다"고 다짐했다.

유튜버 곽혈수(본명 정현수)는 지난 2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앞으로 정신 건강을 더 챙기면서 몸 건강도 챙기는 영상을 올리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혈수는 지난해 5월23일 새벽 2시쯤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택시 기사는 곽혈수의 집 주차장에 차를 태고, 뒷좌석으로 넘어와 범행을 저질렀다. 친구와 술을 마셔 만취 상태가 됐던 곽혈수는 택시 기사에게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성경험이 없던 저는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 발버둥을 쳤는데, 그 순간 정신이 그냥 나가버렸다"고 떠올렸다.

성폭행 후유증은 만만치 않았다. 1년 넘게 산부인과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그는 "동네 산부인과부터 큰 병원까지 다 가봤다. 항생제랑 약을 너무 많이 복용해 몸이 완전히 망가졌다. 제가 생리를 한 달에 두 번씩 한다. 머리카락도 미친 듯이 빠졌다"고 호소했다.

정신적으로는 공황장애, 우울증, 과호흡을 겪고 있다고 했다. 곽혈수는 "간단한 글조차 읽는 게 어렵고 카메라 앞에서 밝은 척을 하는 게 버겁다. 우울과 불안은 운동으로 해소가 되는데 공황은 약을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정신과를 가기로 했다"고 했다.


/사진=곽혈수 유튜브 채널 캡처

/사진=곽혈수 유튜브 채널 캡처


특히 피해 사실을 숨기게 되면서 상처는 안에서 곪고 덧났다. 곽혈수는 "(영상에서) 밝은 척하는 모습을 편집하는데 제가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이렇게 아픈데, 연기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저는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애초에 밝은 사람도 아니고, 이 사건 이후 밝음이라는 게 없어졌다"고 고백했다.

곽혈수는 피해 이튿날 경찰에 택시 기사를 신고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2차 가해였다. 그는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이 더 힘들었다. 경찰이 제게 '성폭행 당할 때 왜 신고 안하셨냐'고 물었다. 본인이 직접 당해보면 바로 신고할 수 있을 것 같냐"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침대에서 눈 뜨자마자 신고했는데, 달라진 게 없었다. 나만 더 힘든 것 같았다"고 호소했다.


곽혈수는 자신이 첫 번째 피해자가 아니라고 했다. 같은 피해를 겪은 여성이 더 있다며 "꼭 신고하셔야 한다. (피해 후) 씻지 말고 해바라기센터에 가서 (가해자 DNA를) 다 채취해야 한다. 증거가 없으면 고소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전 재산을 다 걸어서라도 절대 지지 않는다. 저는 끝까지 간다"며 "유튜브도 더 열심히 할 거다. 피해자가 왜 더 괴로워해야 하나. 일단 밥을 먹고 힘내서 살아보겠다"고 밝혔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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