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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근친혼'…3년 전 결혼한 남편, 알고 보니 6촌 오빠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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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근친혼'…3년 전 결혼한 남편, 알고 보니 6촌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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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결혼한 배우자가 6촌 오빠였다는 걸 최근 알게 된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3년 전 결혼한 배우자가 6촌 오빠였다는 걸 최근 알게 된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3년 전 결혼한 배우자가 6촌 오빠였다는 걸 최근 알게 된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1년 동안 연애를 하다 3년 전 결혼한 남편이 알고 보니 6촌 오빠였다는 사실을 알고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34살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와 남편 B씨는 같은 회사 러닝 동호회에서 처음 만났다. A씨는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잘 맞았다. 음식 취향도 같고, 눈물도 많았다. 둘 다 추위도 잘 타는 편이었다"며 "주변에서 웃는 얼굴이 닮았다고 해서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졌다"고 했다. 두 사람은 1년 간 연애 끝에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만 초대해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최근 4촌 오빠와 통화하며 결혼 소식을 전한 A씨는 3년 전 결혼한 남편이 자신의 6촌 오빠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됐다. A씨는 "가끔 연락하던 4촌 오빠와 남편의 본가 성씨와 고향 이야기가 나오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족보를 확인했는데, 저희는 같은 집안 정확히 6촌 관계였다"며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B씨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B씨 역시 충격을 받았지만 "법적으로만 친척일 뿐이지 우리가 가족처럼 자란 것도 아니다"라며 "이 결혼 절대 포기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A씨 부모는 "법적으로도 안 되는 일이고 남들이 보기에도 이상한 관계"라며 A씨에게 B씨와 헤어지라고 했다.

이에 A씨는 "이미 3년이나 부부로 함께 살았는데 이제 와서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정은영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생각보다 종종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며 "6촌이면 아버지의 4촌의 자녀라고 보면 된다. 부모님이 4촌과 왕래하는 일이 없으면 6촌을 알길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민법 제809조 제1항은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촌의 4촌까지도 혼인 자체가 금지돼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 결혼이 무효라고 보는 민법 제815조 제2호는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는 2022년 10월27일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결혼을 금지하는 현행 민법 조항은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이를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현행 민법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로 결정한 바 있다.


근친혼 금지 조항 자체는 가까운 혈족 사이 상호 관계 및 역할, 지위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고 가족 제도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지만, 이미 근친혼이 이뤄져 당사자 사이 부부 간의 권리와 의무 이행이 이뤄지고 있고 자녀를 출산하거나 가족 내 신뢰와 협력에 대한 기대가 발생했다면 이를 소급해 상실시키는 것이 오히려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헌재는 위헌 조항은 2024년 12월31일까지 개정하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개정되지 않았다. 현재 8촌 이내 결혼을 무효로 보는 민법 조항 효력이 상실된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혼인무효를 확인 받고 싶다면 우선 가정법원에 혼인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6촌 관계임을 가족관계증명서와 족보를 통해 재판부에 설명하면 된다"며 "가사소송법 제23조는 혼인무효의 소는 당사자, 법정 대리인 또는 4촌 이내의 친족까지 제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A씨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혼인무효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 변호사는 "8촌간 결혼이 무효라고 보는 조항은 개정되지 못해 효력이 상실된 점을 비춰 봤을 때, 현재 시점에서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하면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법원에 계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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