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오후 경북 경주 소노캄 호텔에서 중국 쪽이 선물로 준비한 샤오미 스마트폰을 두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본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과 조각 받침대, 나전칠기 자개 원형쟁반을 선물했고,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샤오미 스마트폰과 문방사우 세트를 선물했다. 대통령실 제공 |
오늘(11.3) 아침신문 1면에는 △한-중 정상회담(4곳) △미-중 해빙(3곳) △APEC 폐막(2곳) △한국 GPU 확보(2곳) △오늘 한파(2곳) 등이 주요하게 보도됐습니다.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한-중 정상회담 내용
② Now and Then : Boat on the river(스틱스, 1979)
① 차이의 발견
# 한-중 정상회담 내용
- 이번 APEC을 전후해 가장 주목됐던 것은 한-미 정상회담이었고, 그 다음이 한-중 정상회담이었습니다.
-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관세협상처럼 당장 해결해야 될 과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한-미가 가까워질수록 우리로서는 한-중 관계를 또한 신경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 한·중은 2016년 사드 사태에 이어 윤석열 정부 때 미국에 경도된 외교정책 탓에 소원한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 시진핑의 11년 만의 방한이 상징하듯, 중국도 한국과의 관계 회복을 바라고 있습니다.
- 한-중 정상회담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 모두 협력을 원하고 있으나, 안보 분야에서는 여전히 중국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민감한 분야에 대해서는 특히 중국이 더 깊게 들어가지 않고, 일단 뒤로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 “현재 중한 관계 개선과 호조세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므로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왕이 중국 외교부장, 신화통신)
1. 경제 분야
-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이슈는 ‘경제’에 맞춰졌습니다. 껄끄러운 안보 이슈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깊은 논의까지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1) 통화 스와프
- 한-중 통화스와프는 2009년 4월 한국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이 1800억위안 규모로 처음 체결했습니다. 이후 2011년, 2014년, 2017년, 2020년 등 3년마다 계약을 연장하고 규모를 늘려왔습니다. 2020년에 4000억위안(약 70조원) 규모로 5년 만기 연장돼 올해 10월 만료됐습니다.
- 그리고 이번에 5년 만기 70조원 규모로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한 것입니다.
2) 한중 FTA
- 서비스·투자 협상 기반 마련을 위한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에 관한 MOU’를 체결했습니다.
- 기대했던 한-중 FTA 2단계 격상까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 한-중 FTA는 현재 1단계 상품 및 일부 서비스·투자 부문에 대해 발효된 상태여서 일부 품목에 한해 관세가 면제되거나 낮아진 상태입니다.
3) 기타 경제 관련 MOU
- 실버산업, 혁신창업, 그리고 한국 농산물의 중국 수출 식물검역요건 MOU 등이 체결됐습니다.
- 또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6∼2030)에 관한 MOU도 체결했습니다.
4) 한화오션
- 한화오션 문제도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뚜렷한 합의점에 이르진 못했으나, 앞으로 풀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한-중이 아닌 미-중 정상회담의 경제·무역 합의 팩트시트에, 중국은 해상·물류·조선 산업에 대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보복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를 철회하고 다양한 해운 기업에 부과했던 제재도 취소하기로 돼있기 때문입니다.
-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0월14일 미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 한화오션의 미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에 올려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시키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 미국의 ‘무역 301조’ 조사는 중국이 해상·물류·조선 산업에서 불공정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검토하기 위한 조사였습니다. 미국도 중국의 해제에 맞춰 301조 조사를 1년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5) 한한령
- 당장 한한령 완전해제를 기대하긴 쉽지 않을 듯합니다.
- 한한령은 사드 논란 이후인 2017년 초에 중국 정부가 한국 관련 콘텐츠 수입을 금지하는 등의 보복 조치였습니다. 한국 드라마, 영화, K-POP 공연 등이 중국 내에서 제한됐고, 한국 연예인 출연 광고도 축소됐습니다. 이후 일부 완화 움직임이 있었으나 제도적으로 해제된 바는 없고, 지금도 유효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한한령에는 외교 사안이 아니라, 중국 문화콘텐츠 분야 쪽에서 한국 콘텐츠 수입을 견제하는 문제가 겹쳐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 다만 한국 관광에 대해서는 많이 완화됐고, 올해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정책이 시작돼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크게 늘어날 듯합니다.
- “문화에 대한 교류·협력을 많이 하자, 콘텐츠 (협력에) 노력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 이와 관련해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만찬장에서 만나 양국 공연 교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고 제안하자, 이에 시 주석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직접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진다기보다는 다소 의례적인 제스츄어일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중국에서는 현재 한국 연예인 팬미팅, 전시 등은 일부 열리고 있지만 대규모 K팝 콘서트 등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경주 소노캄호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국빈 만찬에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과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하고 있다. 박진영 위원장 인스타그램 |
2. 안보 분야
1) 한반도 비핵화
-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제안했으나, 회담 뒤 중국 발표문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 북한은 박명호 외무성 부상 담화에서 한국이 중국과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것은 “개꿈”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한-중이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정부의 비핵화 3단계 구상을 설명하며,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지역평화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한반도’, ‘북한’, ‘비핵화’ 등의 단어를 피한 것입니다.
- 중국 쪽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 상황이 많이 변했다. 북핵 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위성락 실장이 설명했습니다. “시 주석도 한반도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 구체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는 데 있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 논의된 것은 아니다”
2) 서해 중국 구조물
- 한-중 간 해양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구역에 대형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양식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언제든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이를 근거로 나중에 영유권을 주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 이를 두고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청했으나, 중국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 “실무 협의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위 실장)
3) 핵추진 잠수함
- 두 정상은 일단 ‘이견’을 드러내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 앞서 중국 외교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추진에 대해 “한·미가 핵 비확산 원칙과 지역 안정을 지키라”고 경계 목소리를 냈지만, 한-중 정상회담 뒤 중국 쪽 발표문에는 이 사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추진에 대해 핵무기를 장착하지 않은 잠수함이고, 방어적 목적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유의한다”고 짧게 답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 “피차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고려해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갈등과 차이를 적절하게 처리하자”(중국 쪽 발표문)
- 중국은 ‘핵심 이익’을 대만 문제,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규정해 왔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문제가 나왔으나, 이를 발표문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 ‘핵심 문제’에 핵추진 잠수함을 포함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다만 핵추진 잠수함은 사드와 달리, 건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그 과정에서 여러 제약도 많기에 향후 상황을 봐가면서 대응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3. 사회 분야
- 양국 경찰이 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대응을 위한 '보이스피싱·온라인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도 합의됐습니다.
- 최근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그 배후에 중국계 조직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온 바 있습니다.
한겨레 그래픽 |
4. 언론보도
1) 1면 기사 제목
경향 = 한·중, 관계 복원 '궤도' 올랐다
한겨레 =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등 MOU만 7건...’핵잠’ 논란은 피해(3면)
동아 = 韓中 "전략적 소통 강화" 관계개선 실마리
한국 = 李·시진핑 "민생 협력" … 안보 이견은 불씨
중앙 = 시진핑, 한국 ‘핵잠’ 언급...용산 “중국은 남북 모두 비핵화 입장”(4면)
조선 = 웃으며 만나고, 합의문 없이 헤어졌다
- 한-중 정상회담은 경제분야에서 성과가 돋보이면서,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으로 나아가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안보 분야에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전반적인 ‘변화 조짐’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부족한 ‘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는 각 언론의 판단이라고 봅니다. 다만 뉴스는 대체로 변화에 먼저 주목하고 이를 앞세우는 게 일반적입니다.
- 스펙트럼처럼 한-중 정상회담을 평가하는 시각이 조금씩 다릅니다. 경향 한겨레 동아 등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제목을 앞세웠고, 한국일보는 양쪽을 제목에 다 넣었습니다. 중앙과 조선은 안보 분야에 주목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 조선의 제목이 두드러집니다.
2) 사설
한겨레 = 발등의 불 끈 '한국 외교', 미-중 사이 새 균형점 찾아야
경향 = '관계 복원' 기틀 닦은 한·중 정상, 한반도 문제는 과제로
동아 = 한중 관계 복원 시동… 더 중요해진 미중 간 좌표 설정
한국 = 경제·민생 성과에도 안보 갈등은 해소 못한 한중 정상회담
조선 = 발표문 못 낸 한중 정상, 中 북핵 옹호하기 시작한 건가
- 전반적으로는 경제 분야에는 성과를 냈으나, 안보 분야에는 진척이 없음을 지적하면서, 향후 미-중 관계에서 한국이 균형을 잘 찾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조선은 안보 분야에 집중하는 사설을 썼습니다. 내용은 ‘적극적으로 해결하라’인데, 제목은 본문 내용과 좀 어긋나면서 강합니다.
② Now and Then
여러가지 논란으로 한 달간 중단됐던 한강버스가 1일(토) 재개됐습니다. 그런데 무탑승 시범운항 한 달동안에 3건의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됐습니다.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불안 요소가 당장 가시진 않을 듯합니다.
한강버스는 오전 9시부터 하루 총 16회 운항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내년 3월부터는 선박이 추가투입돼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운항할 계획이라 합니다. 한강버스는 서울 마곡에서 잠실까지 한강을 따라 7개 선착장을 연결하며, 구간은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입니다. 기본 요금이 3000원으로 저렴합니다. 여의도-잠실 등 비슷한 구간인 한강 유람선 가격이 1만7900원~2만9900원인 점과 비교하면 매우 쌉니다.
그러나 마곡에서 잠실까지 걸리는 시간이 2시간이나 되고, 또 선착장까지 가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이 배가 ‘버스’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출퇴근용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저가 유람선’이 하나 더 생긴 것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강버스 사업에 15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됐고, 이 가운데 서울시가 직접 세금으로 지원한 금액이 약 227억원입니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에만 132억원이 추가 편성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 사업은 흑자전환이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시장이 바뀌면 이 ‘한강버스’는 멈춰서거나, 아니면 이미 배가 투입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노래는 스틱스(Styx)의 ‘Boat on the river’(1979)입니다. 1980년대 초반 국내 라디오에도 많이 나왔던 곡입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강 위의 고요한 공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표한 것인데, 이 강을 이 곡을 부른 록밴드 이름이기도 한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스틱스강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스틱스, 레테 등 5개의 강이 흐르고 있는데, 스틱스강에는 뱃사공 카론이 망자를 강 건너편 하데스(저승)로 데려다주는 역할을 맡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태어나자마자 여신의 강물에 담가져 불사의 힘을 갖게 됐으나, 유일하게 어머니가 발목을 잡아 아킬레스건이 유일한 약점이 됐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온 강이 스틱스강입니다. 아마도 ‘오세훈 대선 프로젝트’의 일환일 ‘한강버스’가 지금 스틱스강에 놓인 상황 아닐까 싶습니다. (끝)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