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관세에 무역협상 중단된 상황
“APEC서 트럼프 만나 사과” 밝혀
加 “부끄럽다” “관계개선 조치” 논쟁
“APEC서 트럼프 만나 사과” 밝혀
加 “부끄럽다” “관계개선 조치” 논쟁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반대하는 자국 광고에 대해 사과한 뒤 캐나다 사회가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굴욕적”이라고 카니 총리를 비판하는 의견과 “무역 협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옹호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1일 한국 경주에서 취재진을 만나 “총리로서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 책임이 있다”며 “(지난달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사과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광고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제작한 것으로,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인 삶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보수 거두’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집권 공화당 소속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7년 라디오 연설에서 관세 정책을 비판하고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레이건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혀 온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하며 이를 가짜 광고로 규정했다. 그는 캐나다에 추가 관세로 위협을 했고, 무역 협상 또한 전면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카니 총리로부터 사과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무역 협상 재개 가능성은 없다”며 분이 풀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사과 소식을 알린 게시물이 올라온 지 8시간 만에 1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 사용자는 “캐나다인으로서 카니 총리가 부끄럽다. 100% 사실인데 왜 사과해야 하느냐”라고 주장했다. 다른 사용자도 “굴욕적(humiliating)”이라고 분노했다.
반면 세계 최강대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 X 사용자는 “사과는 관계 개선을 위한 필요한 조치”라고 카니 총리를 두둔했다. 또 다른 레딧 사용자는 “무역 협상 와중에 굳이 미국 측을 자극하는 광고를 내보낸 게 현명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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