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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위 맘다니, 오바마도 손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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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위 맘다니, 오바마도 손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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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뉴욕시장 선거…‘첫 무슬림 시장’ 되면 민주당 차세대 얼굴로
선거 사흘 앞두고 오바마와 30분 통화 “선거 이기면 조언자 역할”
민주당 지도부는 ‘거리두기’…주류 편입될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운데)가 1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즈자치구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뉴욕시 선출직 공무원들과 함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운데)가 1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즈자치구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뉴욕시 선출직 공무원들과 함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장 선거를 사흘 앞둔 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와 통화하며 ‘조언자’ 역할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주류 세력이 맘다니 후보 지지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통화가 맘다니 후보가 당 지도부의 지지를 확보하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맘다니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캠페인이 인상적이었다”며 “선거에서 이기면 조언자 역할을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0분간 통화에서 정치 신예로 갑자기 큰 관심을 받게 된 맘다니 후보가 선거기간 거의 실수를 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뉴욕시장에 당선된다면 꾸리게 될 새 행정부와 추진 공약 등에 관해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다른 민주당 지도자들이 34세 민주사회주의자 맘다니와 분명히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이번 통화는 오바마의 지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짚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지방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켜온 만큼 맘다니 후보에 대해 공식 지지를 선언하진 않았다. 그러나 지난 6월 맘다니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을 때에 이어 이번까지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손을 내밀었다. 둘은 워싱턴에서 직접 만날 계획도 논의했다고 NYT는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닌 정치적 상징성과 민주당 내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런 상황은 맘다니 후보가 민주당 주류에 편입될 가능성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NYT는 ‘오바마 사단’이 맘다니 후보를 민주당에 새로운 피를 수혈해줄 유망한 인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맘다니 후보가 뉴욕 역사상 최초 무슬림 시장이 될 경우 미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을 민주당의 ‘차세대 얼굴’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끌어오기 위해 ‘우클릭’ 행보를 보여온 민주당 지도부는 맘다니 후보를 두고 너무 급진적이라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에야 맘다니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인 맘다니 후보는 지난 6월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계 거물인 쿠오모 전 주지사를 꺾으면서 돌풍을 몰고 왔다. 주택상담사, 래퍼 등 독특한 이력과 더불어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겠다고 내건 공약이 주목받았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뉴욕) 등 진보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도 지난 9월 맘다니 후보에 지지 입장을 표했다.


맘다니 후보는 오는 4일 뉴욕시장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쿠오모 전 주지사, 커티스 슬리워 공화당 후보 등과 맞붙게 된다. 지난달 30일 에머슨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맘다니 후보는 51%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하며 쿠오모 전 주지사(25%)와 슬리워 후보(21%)를 큰 폭으로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후보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노골적으로 당선을 반대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맘다니는 부유층의 세금으로 새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뉴욕시장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트럼프는 연방 자금 지원을 끊는 등 ‘뉴욕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선언했다”며 “두 사람은 뉴욕을 무대이자 희생양 삼아 극적인 충돌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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