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문화 교류와 한한령 완화 기대감에
대중문화교류위, 섣부른 판단 해석 경계
대중문화교류위, 섣부른 판단 해석 경계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경북 경주 한 호텔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경주 = 김호영 기자] |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문화 교류 증진에 대한 기대가 나오면서 가요계도 9년 동안 이어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동향을 차분히 주시하고 있다. 중국 시장 재개방을 큰 기회로 보고 있긴 하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 현지 시장 특성상 섣부른 기대 대신 일단 관망분위기다.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진핑 주석을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경청해 주시고 좋은 말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중문화를 통해 양국의 국민들이 더욱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한중 정상회담 만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K팝 가수들의 중국 베이징 공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한중 문화 교류 증진과 나아가 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대중문화교류위는 빠르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이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는 판단”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야기하는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 [박진영 인스타그램] |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지난 2016년께부터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인 한한령을 적용해왔다. 이후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이 아닌 외국 국적의 K팝 스타들은 중국 TV 프로그램 등에 종종 얼굴을 비췄지만, K팝 그룹의 콘서트는 열리지 못했다. 대신 노래하는 무대가 없는 소규모 팬 미팅만 간헐적으로 열렸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열리면 우리에게는 정말 큰 기회라는 사실은 인지한다”면서도 “워낙 해제 기대감이 높아졌다가 없던 일이 되는 상황이 반복됐기에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움직임은 없다. 한한령은 풀려봐야 아는 것으로, 일단 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중국 현지 공연 개최 소식이 전해졌다가 돌연 무산되는 ‘양치기 소년’ 사례가 반복된 점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다.
또 다른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전반적인 K팝 앨범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현지에서 콘서트가 가능해지면 앨범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하는 등 업황이 좋아지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에서는 돌연 행사가 취소되는 일이 잦았다는 점이 변수다. 투자자 입장에선 손해가 막심할 수 있어서 중국 관련 행사에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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