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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당분간 1400원대 고공행진…연평균으로 외환위기 때 넘어설듯

파이낸셜뉴스 김동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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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당분간 1400원대 고공행진…연평균으로 외환위기 때 넘어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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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확대·강달러 영향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음에도 달러당 1400원을 넘는 고환율이 유지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조달방식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중장기적 외화유출 부담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금리 신중론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연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도 커졌다.

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일보다 2.1원 내린 1424.4원으로 집계됐다.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지난달 29일(1431.7원)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그러나 연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가 수행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외환시장의 부담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급격한 외화유출 부담은 사라졌지만 순유출 규모 자체가 상당한 만큼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투자가 늘어난다는 점은 변화가 없다"며 "우리가 들여올 수 있는 운용수익이 줄고, 국내에서 진행될 수 있는 투자 일부가 해외에서 이뤄지게 돼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양호한 협상 결과에도 미국으로 자본유출이 예정돼 있는 점은 여전한 원화 펀더멘털 약화 요인"이라며 "1430원 내외의 하방경직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화 조달방식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심리개선이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 매입이 아닌, 외환자산 운용수익 등 다른 방식을 통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외환당국의 생각이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것과는 반대로 달러화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보고서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의 지난달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다소 매파적'이라고 평가하면서 12월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노무라는 "12월 금리인하는 확정된 결론에서 거리가 멀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기존의 '회의별·데이터 의존' 표현보다 강한 표현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역대 최고치였던 외환위기 직후를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간종가 기준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의 평균 환율은 1413.7원에 이른다. 1998년(1395원)보다 20원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연말까지 환율이 1400원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1998년 기록을 무난히 상회할 전망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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