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AI] “치맥에서 AI 팩토리까지”…엔비디아, 한국과 함께 ‘AI 산업혁명’ 설계
시작은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이었다. 지난 30일 오후, 젠슨 황 CEO는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약 70분간 회동했다. 행사 전부터 수백 명의 시민과 취재진이 몰리며 도로 양쪽 보도가 인파로 가득 찼다. ‘깐부’는 한국어로 ‘친구’를 뜻하는 단어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명대사 “우린 깐부잖아”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황 CEO가 직접 선택한 장소다.
황 CEO는 검은 가죽재킷 차림으로 등장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한국은 엔비디아의 여정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제 AI 시대에 한국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진 페스티벌에서도 “한국 게이머들은 e스포츠 혁명을 일으켰고, 그 중심에는 지포스(GeForce)가 있었다. PC 게이밍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300Hz 디스플레이를 처음 본 곳도 한국이었다. 초당 300프레임이라니, 말이 안 되지만 그런 일은 오직 한국에서만 일어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황 CEO는 시민들을 향해 뜻밖의 ‘팬 서비스’를 펼쳤다. 김밥, 떡, 바나나우유 등 간식을 바구니째 들고 나와 인파 속으로 직접 들어가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이 간식들은 K-POP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K-POP 데몬헌터스에 등장한 대표적인 K-푸드로,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후 황 CEO는 다시 매장 밖으로 나와 치킨과 감자튀김이 담긴 접시를 들고 시민들에게 건넸다. 깜짝 이벤트에 현장은 함성과 환호로 가득 찼지만, 한때 인파가 밀려 폴리스 라인이 무너질 뻔하기도 했다.
회동 자리에서 황 CEO와 이 회장, 정 회장은 맥주잔을 들고 ‘소맥 러브샷’을 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황 CEO는 직접 서명한 일본산 위스키와 엔비디아의 최신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를 선물로 전달했다. DGX에는 ‘우리의 파트너십과 세계의 미래를 위해’(To Our Partnership and Future of the World)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회장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고 한잔하는 게 행복”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5만 개 이상 GPU를 탑재한 AI 팩토리를 통해 반도체 제조 공정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SK그룹은 산업용 클라우드와 AI 팩토리를 구축해 반도체 연구·로보틱스·디지털 트윈 개발을 확대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혁신을, 네이버 클라우드는 최대 6만 개 GPU를 기반으로 한국형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을 추진한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은 기술과 제조에서 세계를 선도해왔다. 이번 협력은 한국이 AI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며 “AI 팩토리는 전력망과 광대역처럼 필수적인 국가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이번 방한은 치맥에서 시작해 AI 팩토리로 나아갔다. 기술과 산업, 문화가 하나로 연결된 이 여정은 ‘AI 코리아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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