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시진핑 주석 한중 정상회담]
위성락 "서해·한한령 문제 해결 공감대"
실용외교 기반 한중관계 전면 복원 성과
보이스피싱 공동대응 등 민생·경제 진전
95분간 진행... 한미 회담보다 8분 길어
시진핑, 이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 요청도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서해 불법 구조물, 한한령(限韓令) 등 양국 간 민감한 경제·안보 현안들을 두루 논의했다.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양 정상은 상호 이해를 높인 만큼 향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가 논의됐는지에 대해선 "다양한 안보 이슈들도 다뤄졌다고만 말씀을 드린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후 국립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와 관련해 "생산적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미중간 무역 분쟁과도 연루돼 있는 문제"라며 "미중 간 문제가 풀려나가면 그런 기류 속에 한화오션(제재 문제)도 생산적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됐다"고 부연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14일 한화 필리조선소를 비롯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자국 기업과 거래가 금지되는 제재 목록에 올렸다.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가 한국 기업에 영향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중국이 2018년과 지난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철제 구조물 '선란(深藍) 1·2호'를 설치해 양국 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상황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다. 위 실장은 "서해 문제도 다뤄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서로 실무적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중국이 한국 문화 산업 등을 겨냥해 불이익을 준 조치인 한한령도 언급됐다. 위 실장은 "서로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 문화 협력을 많이 하자, 콘텐츠에 대해서도 노력하자라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했다. 다만 "국내법 규정도 있고 해서 완벽하게 얘기가 되진 않았으나 진전이 있었다"며 "실무적 소통을 통해 조율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불거진 공급망 불안정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답했다.
위성락 "서해·한한령 문제 해결 공감대"
실용외교 기반 한중관계 전면 복원 성과
보이스피싱 공동대응 등 민생·경제 진전
95분간 진행... 한미 회담보다 8분 길어
시진핑, 이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 요청도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왕태석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서해 불법 구조물, 한한령(限韓令) 등 양국 간 민감한 경제·안보 현안들을 두루 논의했다.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양 정상은 상호 이해를 높인 만큼 향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가 논의됐는지에 대해선 "다양한 안보 이슈들도 다뤄졌다고만 말씀을 드린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후 국립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와 관련해 "생산적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미중간 무역 분쟁과도 연루돼 있는 문제"라며 "미중 간 문제가 풀려나가면 그런 기류 속에 한화오션(제재 문제)도 생산적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됐다"고 부연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14일 한화 필리조선소를 비롯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자국 기업과 거래가 금지되는 제재 목록에 올렸다.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가 한국 기업에 영향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중국이 2018년과 지난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철제 구조물 '선란(深藍) 1·2호'를 설치해 양국 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상황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다. 위 실장은 "서해 문제도 다뤄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서로 실무적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중국이 한국 문화 산업 등을 겨냥해 불이익을 준 조치인 한한령도 언급됐다. 위 실장은 "서로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 문화 협력을 많이 하자, 콘텐츠에 대해서도 노력하자라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했다. 다만 "국내법 규정도 있고 해서 완벽하게 얘기가 되진 않았으나 진전이 있었다"며 "실무적 소통을 통해 조율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불거진 공급망 불안정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답했다.
지난달 29일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관련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다양한 안보 이슈들도 다뤄졌다고만 말하겠다"면서 "여러 안보 현안 얘기가 있었는데 그 내용의 세세를 저희가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위 실장은 "한반도 평화 안전에 관한 중국의 정책 입장은 유지가 된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은 한반도 평화나 안정을 위한 협력 용의를 표시했지만 구체적으로 대화를 재개하는 데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한다고까지 논의된 건 아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한 호텔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경주=왕태석 선임기자 |
한중 정상, 온라인 스캠 공조 등 6건 MOU 체결
한중 정상은 이날 경제 협력과 스캠(사기) 범죄 대응 공조 등에 관한 업무협약(MOU) 6건을 체결하고, 지난달 만기됐던 '양국 간 통화스와프'를 연장했다. 체결된 MOU는 △실버경제 분야 협력 △혁신 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추진 △2026-2030 경제협력 공동계획 △서비스 무역 교류 협력 강화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검역요건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등 6건이다.
위 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한중 관계 발전의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양국 정부 간 정치적 신뢰를 확보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우호적 신뢰 축적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 양국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 협의에 속도를 내고,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의 채널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시 주석, 이 대통령에게 방중 요청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의 방중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 실장은 '연내 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은 오후 3시 50분부터 5시 25분까지 95분간 진행됐다. 사흘 전 한미 정상회담(87분)보다 다소 길다.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시 주석이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11년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한중 정상회의와 국빈 만찬 직후 귀국길에 올랐다.
경주=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경주=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