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31일 서울 서초구 이명현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외압과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을 31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위원은 이날 오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박정훈 대령의 인권위 긴급구제 기각) 결정은 인권위 산하의 의결정족수 규정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각 결정으로) 그 누구의 어떤 권리행사도 방해받지 않았다”며 “인권위의 이런 결정을 이유로 저를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하는 것은 판결을 이유로 법관을 직권남용으로 수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2023년 8월 인권위 군인권소위원장을 지내면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인권위에 제기한 긴급구제를 기각하는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인권위 군인권소위는 2023년 8월29일 채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하던 박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심사하고 위원 3인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김 위원은 같은 해 8월9일 채 상병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외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닷새 뒤인 8월14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특검은 김 위원이 이 전 장관과 통화한 뒤 입장을 바꿔 박 대령의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했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불러 ‘구명로비 의혹’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구명로비 의혹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려고 해병대 출신, 종교계 인사 등이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 등에게 청탁했다는 내용이다.
애초 임 전 사단장의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지만, 임 전 사단장이 지난 29일 변호인으로 선임한 이완규 전 법제처장과 이날 오전 면담을 하면서 조사 일정이 미뤄졌다. 임 전 사단장은 변호인 선임 뒤 진행된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수사외압 혐의 핵심 피의자들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3일 소환에 불응한 윤 전 대통령 측에게는 조만간 대면조사 일정을 통보할 계획이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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