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사설]경주서 첫 대면한 한·일 정상, ‘선이후난’의 자세로 협력해야

경향신문
원문보기

[사설]경주서 첫 대면한 한·일 정상, ‘선이후난’의 자세로 협력해야

서울맑음 / -3.9 °
경주에서 만난 한일 정상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경주에서 만난 한일 정상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지난 30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체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셔틀외교의 기반 위에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넉 달 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하며 한·일 셔틀외교를 복원한 터이고, 다카이치 총리와의 이날 회담은 상견례 성격이 컸다. 다카이치 총리는 극우 성향이어서 한·일 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으나 이날 첫 대면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양국 협력 확대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될 때”라며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양국이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해 나가면 국내 문제 뿐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들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자’는 실용외교 기조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워낙 가깝고 오래된 사이여서, 마치 가족관계처럼 정서적인 상처를 입을 때도 있다”며 “하지만 양국이 이웃임을 부정할 수도, 협력의 손을 놓을 수도 없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며 “그간 구축해 온 일·한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안보, 경제, 사회 분야에서 폭넓은 관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총리 취임 이후 한·일, 한·미·일 협력·공조를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현실에서 한·일 협력 확대 필요성은 다방면으로 커지고 있다. 한편으로 양국간에는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풀리지 않은 과거사가 여전히 관계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가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동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당장 쉽지 않은 과제라면 차이보다 공통점을 먼저 찾는 ‘구동존이’의 자세, 쉬운 것을 먼저 풀고 어려운 문제는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선이후난’의 지혜도 필요하다고 본다.

두 정상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데 공감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르면 연내에 일본에서 열릴 다음 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길 바란다. 그걸 위해서라도 다카이치 총리가 과거사·영토 문제 등에 대한 강경 발언과 극우 행보로 이웃나라를 자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