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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AI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젠슨 황 "韓, 세계 중심될 것"

매일경제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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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AI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젠슨 황 "韓, 세계 중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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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APEC ◆

CEO 서밋 기조연설하는 젠슨 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경주 한주형 기자

CEO 서밋 기조연설하는 젠슨 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경주 한주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인공지능(AI)이 인류 미래를 결정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서 AI 관련 사업을 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AI 핵심 인프라스트럭처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기업으로,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함께했다.

엔비디아와 국내 4개사는 31일 총 26만개의 GPU를 각 회사와 공공 부문에 공급하고 대한민국의 AI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 추산으로 GB200의 가격이 대략 3만∼4만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26만개 GPU의 총 공급 규모는 10조∼14조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4만5000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증가 속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1개 데이터센터에 사용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에 26만개의 GPU가 한번에 공급되면 국내에 설치되는 GPU는 2025년 이후 30만5000개까지 15배 늘어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대한민국 흑자가 확대되고 대성공을 거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골든벨을 받는 상황이 되기를 바란다"며 "용산 전자상가에 가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전역을 다녀주길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전날 황 CEO와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의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언급하며 친근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황 CEO는 "우리는 이제 AI라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에 서 있다"면서 "한국은 이미 기술 역량과 기업가를 보유해 이런 산업 역량을 지닌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치켜세웠다. 황 CEO는 "이런 많은 역량을 한국이 보유하고 있어 한국에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면서 "이 대통령이 보여준 지원, 열정 덕분에 한국이 전 세계 AI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두고 "AI를 중심으로 혁신적인 사회로 바꿔야 하는데 황 대표가 있어 든든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을 향해서는 "아주 훌륭한 친구를 두셨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에 이재용 회장은 "대통령께서 강조한 글로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강국이 되도록 삼성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접견을 앞두고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에 관한 대화가 오갔다. 정의선 회장이 "관세와 관련해 정말 감사드린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현대차가 잘되는 게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엔비디아 GPU를 구매해 제조 AI를 혁신시킬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며 "우리나라 제조 AI 얼라이언스를 잘 만들어 제조업이 계속 전 세계를 리딩할 수 있는 기술 축적이 필요하고, 제조 AI에 스타트업이 많이 기여하도록 인센티브를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건의했다.

이해진 의장도 "대통령께서 소버린AI를 지원하시고 힘을 보태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인 AI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태국, 중동 쪽에 새로운 AI 무대를 협력해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국내의 다른 기업들도 이날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 기반으로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 모델 연구 협력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두산은 건설기계·발전기기·로봇 사업을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과 접목해 지능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편 황 CEO는 이날 APEC CEO 서밋에서 "엔비디아의 목표는 한국에 단순히 하드웨어 인프라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 지속가능한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AIST와 같은 우수한 대학, 스타트업, 정부, 연구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한국의 AI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황 CEO는 "AI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로보틱스와의 결합으로 이어진다"면서 "인간과 함께 작업하고 실제 환경에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 로봇' 및 '로봇 공장'의 실현이 다음 목표이며 이는 AI 기술의 궁극적인 적용 분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 성승훈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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