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9일의 고 안병훈 기파랑 대표. 서재필언론문화상 제공, 연합뉴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인 ‘7인회’ 멤버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가 31일 낮 12시쯤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고,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조선일보에 입사, 정치부장·사회부장·편집국장·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퇴직 후에는 2005년 4월 도서출판 기파랑을 설립해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생애>, <항일 민족 언론인 양기탁>, <자유·민주·보수의 길> 등을 펴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6·25 때 납북된 조선일보 편집부장 출신 선친을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장래 희망란에 신문기자라고 썼다. 조선일보 입사 후 38년 7개월 동안 근무했다. 조선일보 최초로 봉급 인상 파업을 일으킨 적도 있다.
편집국장을 역임한 뒤 편집인·대표이사를 맡았을 때는 ‘쓰레기를 줄입시다’, ‘샛강을 살립시다’, ‘산업화는 늦었어도 정보화는 앞서가자’ 등 캠페인을 주도했다.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아달라”거나 문화공보부 장관으로 입각해달라는 권유를 들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2003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퇴직했다. 조선일보에 견습기자로 입사해 대표이사로 퇴임한 최초의 인물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에는 박근혜 캠프의 공동경선대책위원장을 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인 ‘7인회’ 멤버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7인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 막후 실세로 한때 여겨졌지만, 당시 국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미지수다. 그는 2023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7인회는 언론에서만 떠들었지 실체는 없는 모임”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박 대통령에게 자문했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다. 경선 패배 후 일체 만난 적 없다”고 말했다.
2017년 회고록 <그래도 나는 또 꿈을 꾼다>를 펴냈다.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 서재필기념회 부이사장, SBS문화재단 이사, 통일과 나눔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부인 박정자씨(상명대 불어교육과 명예교수)와 사이에 1남1녀(안승환 삼성전자 상무·안혜리 중앙일보 논설위원), 며느리 안정인씨, 사위 송원상씨(씨티글로벌 실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11월 2일 오전 10시. ☎ 02-2072-2091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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