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7회까지 106구. 선발투수 교체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100구를 넘겼지만 '대전 예수'의 승리를 향한 의지는 여전히 뜨거웠다. 8회 시작과 함께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라이언 와이스를 향해 한화 팬들이 함성으로 힘을 전했다. 박해민과 홍창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단숨에 2아웃. 신민재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와이스는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싶었다.
그러나 한화 벤치는 여기가 승부처라고 보고 불펜을 투입했다. 김범수가 공을 받았다. 그러나 김범수는 김현수와 문보경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한 뒤 위기까지 만들고 김서현으로 교체됐다. 이 1실점이 결국은 역전패의 씨앗이 됐다. 한화는 와이스의 7⅔이닝 117구 1실점 역투에도 4-7로 역전패해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렸다.
와이스는 31일 5차전을 앞두고 "많이 아쉬웠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당연히 이기는 게 목표다. 결과가 그렇게 되지 않아서 아쉽다. 나도 아쉽고, 동료들도 그랬을 것이다. 오늘은 꼭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8회 2사 후에는 벤치를 향해 계속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와이스는 "2아웃을 잡은 뒤였고, 다음 타자를 상대하고 싶었다. 내가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손짓을 했다. 어떻게든 8회를 끝내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투수의 임무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던지는 것이다. 나는 승리욕이 강한 사람이고, 한국시리즈인 만큼 어떻게든 더 많은 아웃을 잡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8회를 끝까지 책임졌다면 그 1실점도 없었을까. 적어도 LG 타자들이 와이스의 공을 경기 내내 까다롭게 느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지금까지 본 와이스 공 중에 최고'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와이스는 "나는 만족 못 한다. 내가 잘 던지고 못 던지고를 떠나 팀이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 어제는 졌고,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5차전 선발 문동주에게는 힘이 되는 말을 건넸다. 와이스는 "경기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면서 얘기를 나눴다. 대화 내용은 혼자 간직하겠다"며 "문동주는 재능있는 선수다. 잘할 것으로 믿는다. 오늘 결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편 30일은 와이스와 아내 헤일리 브룩 와이스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와이스는 "야구를 떠나서 결혼기념일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날이다. 어제 이겼다면 더 잘 즐겼을 텐데 그점이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아내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늘 힘이 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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