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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이춘재’ 누명 옥살이, 출소 후 암 사망…재심 “경찰이 자백 강요”…34년 만에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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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이춘재’ 누명 옥살이, 출소 후 암 사망…재심 “경찰이 자백 강요”…34년 만에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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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로 숨진 윤동일씨 한 풀어
수사기관의 가혹행위로 ‘이춘재 연쇄살인’의 용의자로 몰렸던 고 윤동일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정윤섭) 심리로 30일 열린 윤씨의 재심 재판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는 피해자의 자백 진술밖에 없는데 이 진술은 경찰의 강압으로 인해 임의로 진술된 것으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재심 판결을 통해 고인이 된 피고인이 명예를 회복하고 많은 고통을 받았을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씨의 친형 동기씨는 이날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죄가 선고되는 순간 울컥했고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참았다”며 “오늘 무죄 선고가 났으니 동생도 이제 홀가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1991년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돼 그해 4월23일 수원지법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에 불복해 상소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윤씨는 이 사건으로 넉 달간 옥살이를 해야 했으며, 집행유예 선고로 출소한 이후 암 판정을 받았다. 투병 생활을 하던 그는 결국 만 26세이던 1997년 사망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진실화해위는 2022년 12월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불법체포·가혹행위·자백 강요·증거 조작 및 은폐 등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법원은 지난해 7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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