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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첫 상견례… 미래지향 관계·셔틀외교에 공감대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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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첫 상견례… 미래지향 관계·셔틀외교에 공감대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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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APEC 계기 한일 정상회담 개최
李, 관세 협상 상기하면서 협력 제안
다카이치도 "셔틀외교 잘 활용하자"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와 셔틀외교 지속에 뜻을 모았다. 최근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가 새 총리로 선출되면서 한일관계가 경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두 정상의 첫 대면이자 상견례 자리인 만큼 한일관계 개선 기류를 이어가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이번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9일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총리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특히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이신데, 저희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밝힌 사실도 거론했다. 지난 21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은 일본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고,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지금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전적으로 동감할 뿐만 아니라, 이 말씀이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똑같다"며 "놀랍게도 글자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특히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한 대응에 유리하다며 '실리'를 내세웠다. 과거사 등 양국 간 갈등 요인보다 공통점을 앞세운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가 매우 공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 나가야 한다"고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와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해 나가면 국내 문제들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들도 얼마든지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호응했다.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 및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화답하면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면서 "셔틀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조기에 복원한 셔틀외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 순서상 이제 한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수도 도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만나기를 바란다" 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곧 만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 농담에 다카이치 총리 등 폭소


양국 정상 간 첫 대면은 이 대통령의 언변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비공개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제 꿈을 모두 실현했다"며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꿈)"이라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한 좌중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과 자매결연 도시인 가마쿠라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바둑알통을 선물했다.

경주=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