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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청년 일자리 21만개 증발…99%가 'AI 고노출' 업종

뉴스1 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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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청년 일자리 21만개 증발…99%가 'AI 고노출' 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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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AI 도입 초기 '연공편향 기술변화'…50대 고용은 되레 늘어"

"주니어 정형화 업무 AI가 대체…시니어 암묵적 지식은 보완"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일자리 게시판을 보는 모습. 2025.8.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일자리 게시판을 보는 모습. 2025.8.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인공지능(AI) 확산 이후 지난 3년간 15~29세 청년층 일자리가 21만개 넘게 감소했으며, 이 중 99%에 육박하는 규모가 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AI 고(高)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14만 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AI 도입 초기에 경력이 적은 청년층 고용은 위축되고 시니어 고용은 늘어나는 '연공편향 기술변화'(seniority-biased technological change)가 국내 노동시장에서도 뚜렷하게 관측된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보고서에는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의 이같은 분석이 담겼다. 연구팀은 약 1600만명의 가입자 정보를 포괄하는 국민연금 가입자수를 활용해 AI 확산이 청년층 일자리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2년 7월~2025년 7월)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1만 1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0만 8000개(98.6%)가 AI 노출도 상위 업종에서 발생했다.

반대로 50대 일자리는 같은 기간 20만 9000개 증가했는데, 그중 14만 6000개(69.9%)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늘었다. 30대와 40대는 AI 노출도에 따른 뚜렷한 고용 패턴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업종에서 청년 고용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챗GPT 출시(2022년 11월)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의 청년고용은 11.2% 줄었다. 이외에도 출판업(-20.4%), 전문 서비스업(-8.8%), 정보 서비스업(-23.8%) 등에서 청년고용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면 이들 업종의 핵심 연령층(30~59세) 고용은 기존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은은 이러한 연공편향 기술변화가 AI가 주니어와 시니어의 업무를 다르게 대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AI가 경력이 적은 청년층이 주로 수행하는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지식 업무를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력에 기반한 '암묵적인 지식'(tacit knowledge)이나 업무 맥락 이해, 대인관계, 조직관리 등 사회적 기술이 요구되는 시니어의 업무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워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은의 가계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AI 활용으로 인한 업무시간 감소율은 경력 5년 차 이하 주니어(4.0%)에서 가장 컸으며, 학력별로는 4년제 대졸(5.0%)과 석사(7.6%)에서 높게 나타났다.

AI 노출도가 높더라도 '보완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청년고용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도는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어려운 사회적, 물리적 측면을 측정하는 지표다. 예를 들어 보건업, 교육서비스업, 항공 운송업 등은 AI 고노출 업종임에도 보완도가 높아 청년고용이 감소하지 않았다.


다만 AI 확산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고용과 달리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노동수요 감소는 이론적으로 임금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야 하지만, 데이터상 유의미한 격차가 관찰되지 않았다.

한은은 단기적으로 임금을 조정하기 어려운 '임금 경직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노동시장 조정이 임금보다 고용 측면에서 먼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같은 고용 조정이 주로 신규 채용 축소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AI 확산 초기에 나타난 청년고용 위축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기업 입장에서 청년고용 축소는 '미래 인재 파이프라인'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AI와 협업 가능한 인재 양성, 직무 재설계 등 지속 가능한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청년층이 AI를 보완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확대, 공공 데이터 접근성 제고, 포용적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청년층의 적응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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