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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2천억弗 어디서 조달? 외환보유액 운용수익·기금채 발행

매일경제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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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2천억弗 어디서 조달? 외환보유액 운용수익·기금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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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운용수익 年150억弗에
기금 통한 정부보증채 50억弗
구윤철 “특별법 발의 속도”


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30 (연합뉴스)

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30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액 가운데 2000억달러를 현금으로 집행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자금을 외환보유액 운용수익과 기금채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당국이 특정 해에 최대치인 200억달러를 투자할 경우 75%인 150억달러는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25%인 50억달러는 기금채를 통해 달러를 조달하는 식이다.

30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운용수익을 활용하는 방안이 급부상했다. 올해 9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220억달러로 이 중 약 80%가 채권에 투자돼 있다. 채권은 이자수익이 안정적이어서 이를 통해 최대 연간 15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는 게 정부와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매년 금리에 따라 외환보유액 ‘평가금액’은 달라지지만, 외환보유액 수익은 채권 위주 투자다.

나머지 50억달러는 기금채로 조달할 방침이다. 기금채란 신설되는 대미투자펀드 기금이 정부의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채권을 가리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해외 캐피털 마켓에서 정부 보증채의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산은·수은을 통한 달러채 발행은, 대미투자펀드 기금에서 발행하는 정부보증채보다 조달금리가 더 높다. 이에 대해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 기금이 직접 정부보증을 받아 달러를 조달하는 기금채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국정감사에서 “진척 정도에 따라 현금을 투자하는 것이어서 초반엔 200억달러까지 나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200억달러가 연간 한도이기 때문에 2000억달러를 조달하려면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조달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에 문제가 생기면 1년 한도인 200억달러도 미국과 협의를 통해 축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금융 패키지 관련 기금 설치 등을 위한 특별법을 신속히 준비해 국회에서 발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행법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한은법에 결산상 순이익은 매년 한은 계정에 적립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현재 한은법상으로도 충분히 대미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며 “외환 운용에 관한 규정은 법이 아니라 규칙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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